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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수원형 마을 만들기란 무엇인가

 

마을만들기가 한창이다. 동별로, 골목별로 마을만들기란 화두가 회자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가 해야하는지 서로들 치열하게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화성(華城)이라는 문화적코드를 이용해 일찍 출발했던 행궁동과 상권이 발달한 특성을 고려해 나혜석거리 상가 축제를 시작하고 있는 인계동은 좀 느린 편이다. 저마다 역사적 스토리텔링과 처해진 동(洞)특성을 살려 주민들과 프로그램을 짜고, 사람들을 모은다. 필요한 돈은 각자 회비를 내서 충당한다. 성과만 좋으면 프로그램비용은 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관 주도의 행사에서 바야흐로 주민주도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마을만들기는 민선5기 염태영시장의 주요 정책공약 사항이다. 이젠 관 주도의 건설토목공사로서는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과 결국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직접 설계하면서 스스로 마을을 만들지 않고서는 좋은 마을 만들기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내발력(內發力)이 된 것이다.

 

실제 단체장들은 4년이라는 한정된 임기 내에서 불도우저 토목행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구체적성과를 선호한다. 도로와 고가차도(육교 등) 그리고 체육공원이 많이 건설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단기적 성과에 기초한 정치적 노림수를 저버리고 진정 추구하는 민선5기의 시정목표가 무엇일까? 올해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0년이 됐다. 성과와 한계가 있었지만 대체로 절차적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지방의 정책결정권자로서 주민의 역할은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분야에서는 여전히 주민은 대상화되거나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단체장의 일방적인 전시행정이나 예산낭비, 시의원의 직무유기가 많은 실망감을 남겼다. 선거 때만 역할을 하는 주권자(主權者)가 아니라 전과정을 책임지는 완성된 주권자로 거듭나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천적인 민주주의 훈련이 필요하다. 마을만들기가 도로·인도 등의 하드웨어공사보다는 마을 공동체의 선(善)을 목표로 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의 채널을 중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마을만들기는 지방자치 20년의 결과이자 실질적인 지방자치의 원년을 의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다. 마을만들기가 좋은마을 만들기가 되기 위해서는 수원형 마을 만들기가 돼야 한다.

 

수원형 마을만들기란 수원의 역사적 스토리텔링과 현재적 삶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와 현재의 삶을 재미있는 코드로 연결할 수 있을까? 답은 있다. 하지만 전문가와 이론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지혜에 있다. 쉽고 단순하며, 구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물론 실현하는 주동력도 주민에게 있다. 전문가는 마을리더를 키우고 행정과의 협력과 소통이 원할히 되도록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전문가·행정이 삼위일체가 되어 마을 만들기가 추진돼야 한다. 수원시는 지난 18일 ‘마을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선정하고 주민들과 협약식을 마쳤다. 단순한 공모사업의 의미를 넘어서 실천하는 주권자(主權者)로서의 늠름한 표정이 밝고 희망찬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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