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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공정한 사회’는 뭐고 ‘공생발전’은 뭔가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기념사에서는 공정한 사회를, 이번 기념사에서는 공생발전을 강조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이고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근면과 창의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며,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와 공생발전이 무엇이냐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학생들은 답변하기를 공정한 사회란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소통과 화합을 통해 차별을 없애는 사회, 불합리와 불공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그리고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로 손꼽았다. 한마디로 믿음과 신뢰를 주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면서 빈곤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정한 출발선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은 조화로운 사고와 감정과 의지가 이미 공정한 사회를 바라보는 데 많이 닫혀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공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는 사회적 약자들이 상대적으로 받지 못하는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 그들도 동등하게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들어 주는 배려와 지속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불우한 환경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펼칠 수 없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하게 본다. 물론 그런 위기의 환경에서도 이를 악물고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런 사람들은 부모를 잘 못 만나서 이 모양라고 한탄한다. 심지어 태어난 것을 원망까지 하기도 한다. 평등한 출발과 반칙없는 경쟁과정은 공정성의 기본조건이다.

특히 시장과 사회에서의 경쟁은 오늘의 결과가 내일의 출발조건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누적되면 경쟁결과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 사회와 국가는 경쟁과정은 말할 것도 없고 출발조건을 비슷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패한 사람도 재기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평등한 출발은 바로 기회균등의 원칙이고 반칙없는 경쟁과정이라는 의미는 자유경쟁의 원칙이다. 자유경쟁은 타인에게 피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독점의 제거이다. 독점은 사회전체가 아니라 한 회사를 살찌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모든 기업은 경쟁을 피하고 독점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 두 가지 원칙을 빠져나간 사람에게는 불로소득자로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향에서 제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온전한 노력에 의한 소득은 불로소득과 동거할 수 없디. 제대로 된 사회요, 정상적인 국가라면 노력소득을 보장하고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진보와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새로운 차원에서 결합시키고 조화시키는 점도 중요하다. 불로소득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사적 소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측면에서 시장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도 동의할 것이고 또한 불로소득환수가 빈부격차를 완화시키기 때문에 형평성을 추구하는 진보도 동의할 것이다. 공생이란 서로 다른 두 생물이 특별한 해를 주고받지 않는 상태에서 접촉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생활양식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정성의 원리이다. 공정성의 원리를 시장과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다. 그렇게 되면 출생이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활력이 넘치는 시장이 될 것이며 승자에게 재신임을 묻고 패자에게 다시 기회를 제공하는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는 신뢰가 주도하는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공정성과 공생의 장애는 신뢰와 믿음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신적, 문화적 문제이며 이는 물질적, 경제적 문제보다 심각하게 사회구조를 붕괴 시킬 수 있음을 자성해야 할 시점이다.

/김경우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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