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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진에서 현장의 생생함을 보다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 ‘2011 세계보도사진전’을 보러갔다. ‘세계보도사진전’은 54년 전통을 가진 세계 최고 권위의 포토저널리즘 페스티벌이다. 올해 처음 알게 된 이 전시는 올해로 벌써 8회째 국내에서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진은 ‘2010 올해의 사진상’을 수상한 조디 비버의 작품이었다. 그 작품은 지난해 8월 9일 타임지의 표지에 게재돼 큰 이슈가 됐던 사진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인의 흉측한 모습이 담겨있는 그 사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한이 맺힌 듯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인, 그녀의 나이는 고작 18세이다. 그녀는 시댁식구들의 폭력적인 처우에 항의하며 친정집으로 달아났다가 탈레반에 의해 귀와 코를 베였다. 처음 이 사진을 접했을 때는 저런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의 사진이 왜 올해의 사진상을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작품설명을 읽고 나니 이해가 됐다. 기자는 아프가니스탄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고발하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여인의 안타까운 삶을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심사위원들도 작가의 그런 의도를 이해하고 여인의 안타까운 삶을 마음 속 깊이 공감했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티 대지진과 관련된 사진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티 지진참사가 일어난 후 현장으로 달려갔을 사진기자들을 생각하니 그런 일은 정말 사명감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되고자 하는 취재기자도 사진기자와 마찬가지로 현장에 달려갈 때는 엄청난 사명감이 필요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앞으로 내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아이티 지진 참사에 관련된 사진 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의 재난 현장을 담은 사진들을 보고, 내가 그런 현장에 있을 것을 생각하니 기자라는 직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기자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기자라는 직업이 내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를 겁나게 하면서도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서 기자가 될 미래의 나를 떠올리며 힘든 일이 있어도 꼭 기자로 성공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사진은 한 장으로 우리 사회의 이슈를 보여주고, 우리가 모르는 세계 각지의 사건들을 전달한다. 사진은 그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전시를 보고 깨달은 바가 참 많았다. 취재기자든 사진기자든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직업이고, 그러려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현장에 달려가야 한다는 것. 기자란 그런 직업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현장을 고발하고 사회에 쓴 소리를 한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는 그 방식이 다른 것뿐이다. 세계보도사진전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전시장에 있던 글귀 중 앞으로 기자가 될 나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던 말이 있었다. “사진이 없다면 사실이라는 증거는 없다. 사진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모든 것을 기록한다.” 이 말로써 이번 전시회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사진. 보도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또 하나의 매체이다.

/이현영 장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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