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곤충의 다양한 가치가 밝혀지면서 유용한 생물산업 소재로서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21세기 접어들면서 곤충은 실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그것은 첫째, 곤충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곤충이 있다.
뿐만 아니라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결실을 돕는 곤충도 있다. 이러한 곤충을 화분매개곤충이라 하는데 이들의 역할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미국 코넬대 로지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꿀벌을 비롯한 곤충의 화분매개를 경제공헌도로 환산하면 2000년 기준 연간 57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둘째, 곤충은 죽어서 썩기 시작하는 동식물의 조직을 분해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이에 파리, 동애 등에 등의 분해 산물 및 유충을 이용한 사료화, 퇴비화 연구를 추진해 가축의 배설물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에 활용하고 있다. 셋째, 곤충은 질병 치료 및 식용으로 이용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꽃무지 유충인 굼벵이 등 곤충을 민간약재로 사용했으며, 오늘날에도 누에를 건조시킨 분말은 당뇨병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또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는 중요한 대체식량으로 여겨졌으며, 최근에는 곤충으로 만든 조미료, 술, 음료, 캔디 등 다양한 곤충식품이 세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최근에는 참살이 생활 패턴의 확산과 함께 곤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새로운 녹색성장 소재산업으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곤충은 신소재 등 미개척 자원의 보고로 인식해 이들을 발굴하고 고부가 녹색 생명소재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05년 세계미래학회가 제시한 20년 후의 10대 미래 기술 중 유일한 바이오기술 분야로 ‘곤충으로부터 신약개발’이 포함돼 있듯이 이 분야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메말라 가는 인간의 감성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애완·정서곤충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경제발전과 더불어 애완동물 시장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곤충을 사육하는 곤충 마니아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왕귀뚜라미나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방울벌레 등은 정서안정 및 교육용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곤충산업은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 및 산업화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천적, 화분매개, 애완용 등 일부 분야에서만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최근 정부의 곤충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공포를 계기로 국내 곤충연구기관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체계 구축, 유용 곤충 탐색, 연구개발 강화, 전문기업 및 사육농가 육성 등 곤충산업 진흥을 위한 산·학·연의 전 방위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곤충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를 통해 세계 곤충산업 경쟁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영철 농진청 곤충산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