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에서 배를 타고 인천 앞바다까지 노를 저어간다. 또 인천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실은 배가 한강까지 들어간다. 육지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옛날에나 들어봄직한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한강 분기점에서 인천시 서구 오류동 해안에 이르는 길이 18㎞, 폭 80m, 수심 6.3m의 인공수로 공사가 그것이다.
평상시에는 뱃길로 활용돼 각종 선박이 오가며 여객과 화물을 실어나른다. 총 사업비는 2조2천458억원이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을 맡고 있다. 이 수로는 홍수기에 인천 굴포천과 한강의 물을 서해로 흘려보내 부평·부천지역의 수해를 예방한다.
경인아라뱃길은 당초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치수(治水) 목적의 방수로(인공적으로 만든 물길) 건설사업으로 시작됐다. 여름철 수해가 잦은 인천 굴포천 일대의 물을 서해로 빼내는 수로를 만들자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이 구상은 지난 1987년 16명의 사망자와 5천400여명의 이재민을 낸 대홍수를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했다. 1991년 굴포천 종합치수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출발한 뒤 1995년 ‘경인운하’ 건설로 변경돼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정됐다.
이때부터 환경 파괴와 경제성 부족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 경인운하 재추진을 포함시켰고 국토해양부는 2008년 9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경인아라뱃길은 18㎞의 주운수로가 서해, 한강과 만나는 양쪽 지점에 터미널과 갑문이 설치되고 배후물류단지가 조성된다. 터미널에서는 아라뱃길 개통과 동시에 18척의 화물·여객선이 운항할 예정이다. 화물선은 평택, 부산, 당진, 포항 등 국내 노선과 중국 칭다오, 톈진, 베트남, 미얀마 등 해외 노선이 개설된다.
경인아라뱃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에 위치한 특성상 문화·관광·레저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라뱃길 주변으로는 관광·레저를 위한 수변공간이 갖춰졌다.
파크웨이는 주운수로 남측 15.6㎞의 제방도로로, 운전자가 친수경관을 즐길 수 있게 설계됐다. 주운수로 옆으로는 양방향에 18㎞씩 총 36㎞의 자전거 도로가 놓이고 쉼터 22곳이 조성됐다.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