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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세 시대 노후준비, 20대부터 시작하자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61.93세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8년에 80세를 넘어섰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1년 세계보건통계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80세(남성 76세, 여성 83세)로 나타났다. 전체 193개 회원국 중 20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영국, 독일, 핀란드 등과 같은 수준이다.

이처럼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난다면 90세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오래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바람이 점점 현실이 돼 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장수(長壽)가 이제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소득이 없는 노후에 먹고 사는 생활비마저 충분하지 않다면 오래 사는 일은 고통스러울 뿐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글로벌 금융회사가 세계 17개국에서 실시한 은퇴 설문조사가 눈길을 끌었다.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의 국민들이 은퇴를 생각할 때 ‘자유’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에 반해 한국인들은 은퇴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 ‘두려움’, ‘외로움’, ‘건강악화’ 등의 온통 비관적인 단어를 꼽았다. 이같이 부정적인 은퇴관을 가진 이유로 상당수가 ‘저축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노후준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 보니 은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노후의 본질은 그 자체가 축복이거나 재앙이 아닌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서 노후는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경제 능력을 갖추기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원칙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노후준비는 장기간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노후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준비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는 것이 막대한 부담을 이겨내는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수록 적은 비용으로도 노후를 감당할 수 있지만 나중으로 미루게 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둘째, 노후에는 자산보다는 현금흐름이 더 중요하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최근 연금 가입이 급증한다거나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보다는 월세가 각광받는 것도 모두 이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은퇴준비는 자산 축적보다 현금흐름을 갖추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사망할 때까지의 충분한 현금흐름을 갖는다면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자산관리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자칫 치매 등과 같은 질환에 걸리더라도 꾸준한 재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연령대에 따라 기간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노후준비 역시 달라진다. 우선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들은 결혼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후자금 마련도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노후준비의 기본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을 바탕으로 해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더한 3층 구조가 든든한 노후자금 마련의 수단이므로 다른 어떤 투자보다 먼저 실천해야 한다.

40~50대는 본격적으로 노후의 삶을 감당해야 하는 때이다. 더 이상 머릿속으로만 걱정하지 말고 당장 실질적인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이 시기가 매월 일정 정도의 노후자금을 저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만일 자신의 노후가 불안하다면 자녀의 결혼자금, 유학자금 등은 우선순위를 뒤로 미루고 본인의 노후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노후에 어디서 살 것인가 하는 주거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며 의료비와 요양경비도 준비해야 한다.

60대 이후에는 아무리 많은 자산이 있더라도 자녀관계나 사업상의 이유로 노후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자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노후에는 보유자산 외에 매월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평생소득이라고도 하는데 부동산 임대소득보다는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고정적인 현금수입이 보다 안정적이다. 고정적인 평생소득과 충분한 의료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수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때이다.

재무적 준비와 함께 이러한 요소를 균형 있게 준비해야 비로소 노후에 대해 ‘자유’와 ‘행복’을 떠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박홍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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