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술에 취해가고 있다. 음주로 인해 벌어지는 비인격적인 파괴는 물론이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가고 있지만 음주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회적 합의도출을 통한 법적 제재를 논의해볼 시점이 아닌가 한다.
살인사건 10건 중 4건은 음주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태원(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술김에 저지른 강력범죄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2011년 8월까지 발생한 5대 강력범죄 가운데 술을 마신 사람에 의한 범죄 비율이 평균 28.8%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음주단속과 처벌강화를 위한 삼진아웃제 등으로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음주운전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3년 동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행정안전위 유정복(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08년 2만6천873건, 2009년 2만8천207건, 2010년 2만8천641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또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되면 운전면허를 취소당하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의 경우 2009년 8천846건에서 2010년 9천510건으로 증가했다.
청소년 음주도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민주당) 의원이 15일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 청소년 유해환경접촉종합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음주경험율은 51.9%였다.
음주로 인해 경찰관서가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과도한 음주로 경차관서에 연행된 음주자가 난동을 부려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하다. 경찰관서에 붙잡혀와 벽에 머리를 찧고 경찰관에 침을 뱉는 행위, 욕설을 하고 난동을 피우는 행위 등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자해방지를 위한 안전보호구가 등장했을까. 의정부경찰서가 가볍고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태권도용 헤드기어에 ‘안전보호구’ 문구를 부착해 제작됐다. 보호구는 지구대 뿐만 아니라 유치장과 경찰서 형사계 등에서도 사용된다.
음주사고를 줄이기 위한 강제수단을 동원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중국에서는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형사처벌이 시작되면서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급감했다. 공안부에 따르면 음주운전만으로도 형사처벌토록 한 형법 개정안이 지난 5월 1일 시행된 후 4개월간 중국 전역에서 적발된 음주운전 건수는 9만 5천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5.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