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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암보다 무서운 당뇨병, 이길 수 있다

 

“당뇨병이 맞는다고요?” 믿고 싶지 않은 말을 들은 40대 초반의 환자와 그의 아내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당뇨병성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아내는 당뇨병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아는지라 더욱 걱정스러워한다.

“발을 자르게 되나요?” 모르는 사이에 발에 상처가 생겨 별 것 아니겠지 하고 지낸 지 수일 만에 벌겋게 부어 오른 발이 너무 걱정이 돼 내원한 40대 초반 여자 환자의 질문이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을 가진 상태에 세균성 골수염으로 진단돼 의료진도 절단의 위험은 없다고 안심시킬 수 만은 없는 상태였다. 며칠간 얼굴에서 절단의 두려움이 가시지 않더니 철저한 혈당 조절과 배농, 적절한 항생제 치료 후 나아가는 발의 상태를 보고 한시름을 놓는다.

당뇨병은 무서운 속도로 급증해 이제 우리나라 전 인구의 약 10%가 당뇨병환자다. 그것보다 더욱 안 좋은 타이틀은 OECD회원국 가운데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면서 당뇨병에 대한 인식 부족과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당뇨병관리의 소홀함이 이런 걱정스런 타이틀을 갖게 하고 있다.

2030년 국민 7명 중 1명은 당뇨병이라는 예고된 당뇨대란에서 누구도 안전할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 당뇨병이라고 진단된 환자의 수는 전당뇨병 단계에 있는 환자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전당뇨병 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하기까지는 대개 5~10년 정도 걸리나 이 시기에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당조절 능력이 회복되도록 노력하면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더욱 늦출 수 있고 더 나아가 당뇨병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다.

당뇨병의 고위험군들은 병원에서 규칙적인 검사로 전당뇨병 단계를 알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당뇨병의 고위험군의 분류를 알 필요가 있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 몸의 대사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는 대사증후군, 임신중 당뇨병 발생, 당뇨병의 가족력, 고령 등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이에 따른 당뇨병의 무서운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당뇨병을 예방하는 일은 대사증후군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대사증후군의 최선의 치료는 비만의 해결이다. 체중 1㎏의 감소가 당뇨병 발병 위험률 16%감소를 가져온다.

많은 환자들은 전당뇨병 단계를 지나 곧바로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낙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적극적 대응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관리가 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합병증들은 당뇨병이 무서운 병임을 인정하게 한다. 그렇지만 관리를 잘해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면, 아니 합병증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도 늦출 수 있다면 큰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다.

당뇨병은 관리한대로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병이다. 당뇨병 관리의 첫걸음은 ‘당뇨병 제대로 알기’이다. 의료진의 얘기보다 많이 들려오는 잘못된 정보에 환자들은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는지 모른다. ‘당뇨병은 불치병이다’, ‘인슐린은 최후의 수단이고 한번 맞으면 중독돼 죽을 때까지 맞아야 한다’, ‘누에가루, 홍삼, 달맞이꽃, 구기자 등을 먹으면 당뇨병이 낫는다’ 등 잘못된 정보는 환자들을 막연한 두려움에 있게 하고 우울증까지 몰 수 있으며 치료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당뇨병 학회나 병원에서 당뇨병 교육에 대해 많은 길을 열어놓고 있다. 당뇨병의 올바른 교육으로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당뇨병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명의의 수술이나 명약으로 해결할 수 없고 실천이 필요한 생활습관의 교정이 꼭 필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다. 먹는 습관, 운동의 습관 등 생활습관의 구석구석이 다 관여가 되기 때문이다. 바른 생활이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당뇨병을 이겨나갈 수 있고 바른 생활이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당뇨병 진단과 함께 바른 생활을 해나가야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오랜 연구에 의해 검증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같은 당뇨병이라도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하는 약제는 개별화된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치료 약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당뇨병을 제대로 알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습득, 그리고 개별화된 적극적인 약물요법으로 당뇨병은 이겨낼 수 있다.

/박순희 삼육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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