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을 대표하는 진돗개와 북한이 자랑하는 풍산개가 함께 달리는 모습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두 개의 선두다툼이 치열해질 것만은 뻔한다. 두 명견이 꼭 승부를 가르는 것 보다는 친선과 우의를 도모하며 달리는 것이 보기도 좋을 것 같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달리는 ‘경기 평화통일 마라톤 대회’가 25일 파주시 임진각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 5회째인 이 대회는 풀코스, 10㎞ 코스, 6㎞ 코스, 6㎞ 철책선 걷기 코스에 미2사단, 군장병, 북한이탈주민, 다문화가족, 시민 등 5천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임진각을 출발, 민통선인 통일대교~군내 삼거리~통일대교~자유로를 거쳐 다시 임진각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달렸다.
주목을 끈 것은 남한과 북한을 각각 대표하는 명견이 함께 달리면 통일을 기원했다. 올해 대회에는 대한 독 스포츠연맹 후원으로 애견달리기인 캐니크로스(canicross) 부문이 신설돼 이목을 끌었다. 캐니크로스는 개와 주인이 한 팀이 돼 일정한 거리를 달려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이다.
특히 캐니크로스에는 평화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남과 북을 대표하는 진돗개와 풍산개가 100여마리가 참가, 2㎞를 함께 달렸다. 또 올해 처음으로 6㎞ 철책선 걷기 코스에 군(軍) 순찰로가 포함돼 시민 500여명이 철조망 너머로 비무장지대(DMZ)의 수려한 자연을 만끽했다.
세계에서 자랑할만한 한국의 명견으로 진돗개를 꼽는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뛰어나다. 때문에 성장이 끝난 성견의 경우 옛 주인을 잊지 못해 종종 담을 넘어 찾아가는 일도 일어난다고 한다. 영리하고 용맹스러우며 강한 근성을 지니고 있어 자신보다 덩치가 큰 야생동물을 접했을 때에도 피하지 않고 용기있게 맞선다. 한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다. 또한 별다른 훈련 없이도 수렵견으로서의 능력도 탁월하다.
용맹스런 진돗개 말고도 한반도의 대표적인 명견을 꼽으라면 풍산개를 빼 놓을 수 없다.
풍산개는 북한의 함경남도 지방에 위치한 충산군 풍산면에서 길러지던 견종으로 현재는 양강도 일대에서도 길러지고 있다. 사냥개의 일종으로 용맹하고 사나운 견종인 풍산개는 호랑이를 잡는 개라고도 불린다. 뒷다리가 곧고 튼튼하기 때문에 산악지대에서도 잘 뛰어나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백색의 풍산개 말고도 적색과 회색, 갈색 등이 있으며 진돗개에 비해 얼굴의 골격이 조금 크고 털모의 경우에 따라 단모, 중장모, 장모로 구분된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