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가 29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또 서울시를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은 좀처럼 접할 길이 없다. 난무하는 후보들 사이에 정치적 수사가 난무하는 분위기 속에서 벌써부터 상대후보 헐뜯기가 시작됐다. 여느 재·보궐선거처럼 정책은 실종되고 정치만이 판치는 고비율 저효율 선거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서울시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3일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나 최고의원은 김충환 의원과 한나라당 후보 경선을 벌여야 하지만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나 최고의원이 보수 성향 시민단체후보로 추대된 이석연 변호사와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이룩할지는 아직 점치기 어렵다.
반면 범야권은 25일 박영선 의원이 경선결과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박영선 의원은 이에따라 내달 3일 야권통합후보 경선에서 시민사회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벌이게 된다. 결국 서울시장 보선은 여당의 나 최고위원과 범야권의 박원순 변호사-박영선 의원-최규엽 후보 중 승자간의 양자 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이석연 변호사가 나 최고의원과 끝내 후보단일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형태의 ‘나홀로 선거’에 나선다면 서울시장 보선은 3파전이 된다. 이번 선거는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고 기존 정치에 대한 시민의 혐오와 불만이 표출된 가운데 실시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것은 서울시장 보선 유력 후보들이 정책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결과물인 참신한 정책없이는 거대 서울시를 제대로 이끌고 갈 수 없다. 약 3년 남은 임기의 서울시장 보선은 기존 정치에 대한 시민의 심판인 동시에 내년 4월의 총선과 12월에 치러질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즉 여야가 ‘안풍’이 실어다 준 민심의 경고를 제대로 읽고 뼈를 깎는 반성아래 개혁에 나섰는지를 점검하는 심판장인 것이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 결과가 총선과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었다면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에 이어 복지의 길목에 들어섰고 이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위기 속에 빛나는 정책이 새 서울시장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정치는 만년 꼴찌 집단’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정치권 스스로 풀어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