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화성연구회가 주최한 ‘수원화성의 콘텐츠와 그 활용방안’이라는 정기학술발표회였다. 이 자리에서는 화성 안 옛길의 존재와 그 활용 가능성을 골목문화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화성의 가장 빛나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인 무예 24기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마상무예를 어떻게 화성과 연결시켜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게 할 것인가? 또 화성행궁 광장을 비롯한 공공장소의 효율적 활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의 주제가 발표되고 이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모든 발표와 토론이 수원발전의 아주 귀한 자료가 되겠지만 이날 특히 청중들의 관심을 끈 것은 최형국 박사(무예24기시범단 수석사범)의 ‘수원화성의 대표 문화유산 무예24기의 문화콘텐츠적 활용방안-마상무예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였다. 수원에는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화성행궁 등 문화유산이 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이는 단순한 역사속의 건축물일 뿐이다. 이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 즉 소프트웨어인 콘텐츠가 필요한데 다행히 수원에는 무예24기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살아 있다.
무예24기는 정조대왕의 명으로 편찬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지상 18기 마상 6기 등 모두 스물네가지의 무예를 말한다. 한국의 무예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무예마저 받아들여 체계적으로 상세 그림과 함께 정리해 놓은 동양무예의 보물과 같은 책이다. 그 가운데 마상무예는 말을 타고 펼치는 역동적인 무예로서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기창, 마상쌍검, 마상월도,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 등 여섯가지 무예는 지상무예의 달인들만이 펼칠 수 있는 고난이도의 기예인 것이다.
마상 무예는 경기도와 수원시의 문화 콘텐츠로 충분히 활용가능하다. 그러나 마상무예를 안전하게 시연할 공연장, 말 구입비와 사육비 등의 문제점으로 자주 시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마상무예라는 훌륭한 콘텐츠는 예산이 들더라도 보존·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조선시대 기마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영화역을 복원하고 양마장을 설치하며 마상무예 상설 공연장 건립해야 한다. 아울러 화성 성곽 주변의 기병 순찰, 조선시대 고위 무관을 선발하는 무과시험인 ‘무과전시’ 재현, 기병의 마상무예를 필두로 한 가칭, 군사문화축제 등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최형국 박사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