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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금(金)은 귀한 금속으로 장롱속 깊숙하게 간직하는 집안의 보물이자 국가의 부(富)를 재량하는 척도로 여겨왔다. 사실 본격적인 동서양 역사의 융합을 가져온 컬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 금을 찾기 위해 동양으로 향하려던 유럽의 몸부림이었다. 또 이후 스페인이 유럽의 강자로 전세계의 패권을 쥘수 있었던 것도 남미에서 가져간 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원소기소 Au, 주기율표상 11족 6주기 구리족원소인 금은 금이 지닌 희귀성뿐 아니라 자체 발광의 아름다운 빛깔과 단단함, 그리고 웬만한 환경에서는 변하지 않는 특성으로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이야 젊은이들 사이에 다이아몬드 등 기타 보석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금은 변하지 않는 사랑을 의미해 결혼반지 등 약속의 증표로 즐겨 사용돼 오기도 했다. 역사적으로도 금은 인간이 가장 먼저 사용한 금속중 하나로 이집트와 페루 등 세계 각지에서 출토되는 유물 가운데 중심이 되고 있다.

 

물론 우리 역사상 가장 귀한 보물로 국보인 신라금관을 비롯한 신라의 유물은 물론 무녕왕릉의 각종 유물에서 보듯 백제와 고구려를 가리지 않고 금을 갈무리하는 세공기술은 우리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현대에 와서도 금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환금성과 변치않는 가치는 돈을 대신하는 대체재로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 세계사의 격변기에 기축통화가 교란되면 어김없이 금값이 폭등하는 현상을 우리는 지켜봐 왔다.

 

우리도 지난 1990년대 후반 소위 ‘IMF’라는 외환위기를 겪자 국민 모두가 국가경제를 살리자며 장롱 속 금을 들고 나와 줄을 서서 매각하던 기억이 새롭다. 몇해 전부터 미국경제에 주름이 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금값은 꾸준히 상승했고 얼마전에는 장승같이 버티던 한국은행마저 국제시장에서 금을 사들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렇게 잘나가던 금값에 이상징후가 보이고 있다.

 

오를줄만 알았지 내릴줄 몰랐던 금값이 국제시장에서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온스당 2천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었던 금값이 2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이 지난주 종가보다 45달러 떨어진 1천594.8달러에 거래됐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금값이 향후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영원한 것은 없는가 보다. 금가락지를 끼고 맹세했던 결혼 서약이 깨지는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아온 탓인지 금값의 하락이 경제문제만이 아닌 우리내 인생사로 다가온다. 금보다 중요한 우리 가족, 건강, 우정, 희망, 나눔 등등의 가치하락은 없는지 돌아볼 때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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