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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행복에 대한 통계적 측정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인류가 추구하고 있는 기본 명제라 할 수 있다. 행복이라는 것이 실체가 있다면 누구나 그것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것은 실체가 불분명해 쉽게 잡히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통계지수를 만들어 정책적으로 관리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임을 부인할 수 없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일을 탁월하게 수행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이다”고 정의했다. 이 말은 가정, 직장, 친구, 학교생활, 여가활동 등에서 최선을 다하면 행복하게 된다고 해석이 된다.

반면 에피쿠로스(BC 341~270)는 “자기의 욕망을 얼마나 성취하였는가에 따라 행복도가 다르다”하는 방정식을 고안했다(행복=성취/욕망). 이 말에서 우리는 욕망의 크기를 줄이면 자동적으로 행복이 커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에피쿠로스는 쾌락주의자가 아니라 금욕주의자인 것이다.

행복지표를 만든다 함은 위에서 말한 욕망과 성취(또는 성과)라는 두 가지 관점을 측정을 해서 통계수치로 표현함을 뜻한다. 그러나 욕망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각자 달라 현재의 통계기술로는 정확하며 비교 가능하게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당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합니까?”라는 주관적인 질문으로 문화와 경제수준이 다른 지역에 대해 비교 가능한 행복 통계를 만드는 것은 무리라 볼 수 있다. 또한 조사시점의 날씨가 좋은지 나쁜지 등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어 해석하기도 어렵다.

이와 같이 행복지표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제까지는 소득과 행복이 연관성이 높다는 가정 하에 국민총생산(GDP) 통계가 객관적인 행복 또는 삶의 질 지표로 많이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GDP만으로는 실제 국민이 느끼는 행복 또는 삶의 질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GDP에는 개인 행복이나 삶의 질에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범죄, 환경오염, 교통혼잡, 자연재해 발생 등에 따른 지출비용이 오히려 국민소득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개인 행복이나 삶의 질에 플러스 효과를 주는 여가활동이나 주부의 가사활동 등은 국민소득에 계산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GDP는 증가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소득과 경제규모를 보여 주는 GDP를 넘어서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질적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지표의 개발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이미 통계청에서는 1979년부터 매년 사회지표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나름대로 삶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소득, 고용, 주거, 교육, 안전, 건강, 사회통합, 가족, 환경, 문화·여가 등에 대하여 부문별로 통계가 수록돼 있다.

통계청에서는 이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행복 또는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종합지수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종합분석 틀, 가중치 산정, 객관성의 확보 등이 쉽지 않겠지만 노력을 계속 경주할 것이다. 이와 같은 종합지수가 마련돼 관리가 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개발에 큰 도움이 됨은 자명하다.

/최봉호 통계청 통계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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