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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종교가 지배권력이 될때 사회 짓누르는 도그마 된다

 

현대에 있어 종교는 사회 구성원 각 계층을 비롯해 여러 가지 형태로 도전을 받고 있다. 지적 거물이라 불리던 칼 마르크스와 지그문드 프로이드로부터 나왔던 도전이 그 단적인 예다.

이 두 지성은 근대정신 형성자 중에서 대표적인 인물로, 그들은 종교에 대해 과학적 성숙에 도달한 인류로부터 충성을 받을 만하나 가치가 없다고 선언했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주장한 마르크스와 ‘종교 지상적인 힘이 초자연적인 형태를 위한 것이자 유아기의 노이로제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고 펼친 것은 프로이드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심오한 종교 내면을 대표한다거나 정설이라고 단언하거나 그 가치에 대해 재론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인류생활에서 예술은 추함이나 지루함에서 인간을 구제하고, 철학은 자연의 계통이 서지 않는 지적 세계에 빠지지 않도록 하며, 과학은 자연과 대치해 자연의 구조와 법칙을 응시하면서 법칙에 따라 그 구조 방법을 발전시켜 왔다. 그런데 끊임없이 변천하고 있는 인간과 인간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는 과학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자연의 여러 가지 힘에 대해 무지한 탓으로 빠지는 노예상태나 생명과 행복에 대한 가장 냉엄한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해 준다. 이러한 학문의 빛에 의해 인간 생활에 큰 질곡이나 고통이 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인간의 고뇌는 깊어만 간다. 우리들 자신이 죽는 존재이며 어느 순간에 쓰러질지 모른다는 사실들이 끊임없이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영속 될 것 같은 젊음, 결코 병에 걸리지 않는 건강,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행복 등 사실상 인간에게 그런 영속성 없는 자연적인 것들을 초월한 행복이 필요한 것이다. 그 어떤 지상적 현학으로 도달할 수 없는 거기에 종교가 존재하는 것이다.

종교란 과거와 현재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어둠에 빛을 비춰 주는 등불이 돼야 한다. 그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소망과 더불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이다. 아울러 현대에 있어 종교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될 것은 전쟁을 비롯해 피로 물든 인류 역사에 대한 상당한 책임은 거짓 종교의 잘못된 영향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은 “부정적이고도 파괴적인 면으로 종교가 엄청난 기여를 해 왔으며 지금도 그러하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종교는 수많은 투쟁과 유혈 분쟁들, 사실상의 ‘종교 전쟁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리시대 최고의 사회학 학자로 불리는 막스 웨버와 듀르게임, 소로킨, 말리놉스키는 “종교는 사회를 재통합하는 역할과 함께 도덕적인 규범을 구성원에게 심어줘 사회에 적응 순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회를 올바르게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감당하며 개인으로 하여금 부당한 위기와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을 주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개신교 내의 몇몇 지도자들이 ‘기독당 창당’을 추진한다고 한다. 종교는 사회를 다양하고 풍요롭게 한다. 권력자들이 힘으로 내리누를 때, 종교는 신성함과 관용을 앞세워 억압당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보듬고 대변자가 되기 때문이다. 어느 종교이든 종교가 지배 권력이 될 때, 종교는 사회를 짓누르는 ‘도그마’(dogma)로 바뀐다.

아울러 권력을 가지게 되면 본질의 것을 벗어나 또 다른 절대적 가치를 가져온 것이 역사적 교훈을 통해 알 수 있다. 종교 특유의 확신은 자신의 신념 외에 모든 목소리를 잦아들게 해왔기 때문이다.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정치지향 창당 움직임이 이슈가 되는 지금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정신이 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을 받는지 생각해 볼 때라 여겨진다.

/강준의 용인대학교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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