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이 되면 전형적인 가을철 3대 전염병이라 부르는 쓰쓰가무시증,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같은 열성 질환이 유행하게 된다. 이들 질환은 등산을 하거나 농촌의 밭과 논에서 일할 때 많이 발생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요즘 감염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각 전염병이 어떻게 전염되고 증상과 예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며 주의할 점을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쓰쓰가무시증이다. 우선 진드기를 피해야 한다. 쓰쓰가무시증은 동남아시아 및 극동지역에서 발견되는 감염증으로 특히 농부, 군인 및 야외활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많이 감염되는 질환이다.
급성 열성 전염병의 일종으로 쥐 등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는데, 진드기 유충이 사람 피부를 물 때 쓰쓰가무시균이 인체 안에 들어가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보통 1~2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및 림프절 비대 등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 발진은 발병 후 5∼8일간 몸통에 주로 생긴다. 대부분 진드기가 문 곳에 피부 궤양 등이 나타나며, 보통 독시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하면 투여 후 36~48시간 안에 열이 떨어진다. 아직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둘째, 유행성출혈열이다. 잔디에서 그냥 놀지 말아야 한다. 유행성출혈열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수백 명의 환자가 생기고 치사율도 7% 정도로 높은 질환이다. 보통 10~11월 정도 늦가을 같은 건조기에 들쥐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데, 도시의 시궁쥐 등도 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다.
쓰쓰가무시증과 마찬가지로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잘 감염되고, 잠복기는 평균 2~3주 정도다. 병에 걸리면 발열, 출혈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폐부종, 출혈, 신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 백신이 있지만 효능에 대한 논란이 많기 때문에 현재 고위험군에게만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최선의 예방법은 유행성출혈열이 유행하는 지역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며, 야외활동 시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는 것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렙토스피라증이다. 상처 난 피부 통해 감염을 막아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급성 전신감염증으로 9, 10월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에 처음 인체감염이 보고된 이후 현재 전국에서 매년 약 100~300명의 환자가 주로 가을에 발생했다.
1987년에 백신이 개발돼 환자 발생이 줄었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감염된 동물의 오줌에 오염된 젖은 풀, 흙, 물 등과 상처가 난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급성 열성 질환, 폐출혈, 뇌막염, 간·신장 기능장애 등이 있다. 만약 농부나 하수도 종사자 등 흙이나 물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장화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선선한 날씨와 더불어 가을철 단풍놀이로 산과 들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조그마한 방심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전염병에 걸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가을철에 발병할 수 있는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롭게 스스로를 지키는 지혜가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다.
/성기석 소방방재청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