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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그리스, 한국 그리고 IMF

국가적 부도사태에 몰렸던 그리스가 독일의 도움으로 숨통이 트였다.

지난달 29일 독일 의회가 유럽 구제금융인 유럽재정안정기금을 확대함으로써 모라토리움에 몰렸던 그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다.

독일 의회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가용재원을 4천400억 유로로 증액하고 그리스의 국채를 매입할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그리스의 구세주로 등장했다.

한데 그동안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상황을 지켜보는 우리에게 TV속의 그리스 풍경은 생경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10여년전 외환위기라는 모진 세월을 겪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을 비롯 유럽중앙은행 등으로부터 1차 구제금융만 1천100억 유로를 지원받기로 한 그리스의 태도에서 채무자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무원은 IMF의 긴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시위에 나섰고 시위대는 정부청사를 점령했다. 또 실사를 나온 IMF관계자들은 시위대에 밀려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옮기며 업무를 챙기는 장면이 연출됐다.

10여년전 우리는 어떠했던가.

IMF라는 낯선 명칭은 우리국민 뇌리에 정부보다 무서운 기관으로 각인됐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IMF총재 ‘깡드쉬’의 이름은 마치 저승사자와 같았다.

그들이 없애라면 은행이고 기업이고 가리지않고 사라졌으며 그들이 줄이라면 평생일터로 알던 직장인들이 대량으로 해고돼 거리로 내몰렸다.

여기저기서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줄을 이었고 국가적 패배감은 국민 모두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로 받아들여졌다.

우리는 IMF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요구에 그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며 순응했다. 우리는 ‘빚장이’이니까 그럴수밖에 없다는 체념속에 모든 아픔을 안으로, 안으로 삭이며 모진 풍파를 지나온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국가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그리스는 우리와 달랐다.

그들은 당당히 그들의 권리를 요구했고 IMF로 대변되는 금융기관들은 그들의 요구에 밀리는 가운데 유럽전체가 나서 그리스 구제에 나섰다.

이러한 유럽의 이중잣대는 우리에게 씁쓸함을 넘어 보이지않는 인종적 차별 마저 느끼게 한다. 결국 개인이건 국가건 간에 험한 꼴을 보지 않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특히 아직도 유럽과 미국이라는 ‘그들만의’ 동류의식이 남아있는 세계속에서 힘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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