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하면 우선 떠오르는 말이 ‘파리지앙’이다. 그만큼 파리의 시민들은 여름휴가를 즐긴다. 심지어 파리지앙들은 여름 한철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바캉스’라는 프랑스어가 여름휴가를 뜻하는 말로 굳어진 것도 파리지앙들의 극성스런 휴가즐기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올 여름의 파리지앙들이 휴가를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침체가 주된 이유지만 그 보다는 유럽전역을 휩쓸고 있는 기상이변에 가까운 폭염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렇게 더운 날 어딜 간들 휴가다운 휴가를 즐길 수 있겠는가 하는 것 같다.
휴가를 포기한 것은 파리지앙들만이 아니다. 더위를 피해 가는 게 여름휴가라지만 지나친 폭염은 오히려 휴가를 포기하게 만드는가 보다. 최근 2주째 유럽 각국을 달구고 있는 폭염이 갈수록 맹위를 떨치면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에서는 10일 기상 관측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파리에서는 최근 폭염으로 50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도 최근 폭염의 심각성을 감안, 비를 호소하는 기도회를 집전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 우리나라의 더위는 영 시들하기만 하다. 겨울의 삼한사온처럼 더운날과 비오는날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가행렬은 거세기만 하다. 어차피 갈 계획이었던 여름휴가를 날씨 탓에 물릴 수는 없다는 기세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바캉스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휴가가 파리지앙들의 그것에 비해(1개월 유급휴가) 턱없이 짧다는 것. 요즘 저녁마다 TV화면에 잡히는 해운대 등 유명 해수욕장의 항공사진들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다. 그런데도 그 많은 인파 속으로 꾸역꾸역 헤집고 들어가는 것을 보면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생에는 이골이 난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