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여성과 평화를 주제로 아프리카에 주목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인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역시 라이베리아 출신의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 그리고 예멘 여성 운동가인 타우왁쿨 카르만 등 3명을 선정했다.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미국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세계은행과 유엔개발프로그램 아프리카국장을 지낸 ‘철의 여인’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72세인 그녀는 행동하는 지성으로 독재정권과 맞서 2번의 투옥과 2번의 해외 망령을 하는 가시밭길을 지나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오른 뒤 연평균 10%전후의 경제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공동수상자이자 역시 라이베리아출신인 리머 보위는 39세에 불과한 나이에 아프리카 평화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한 당찬 여인이다.
그녀는 250만명의 인구 중 10%에 해당하는 25만명이 숨진 내전을 거치며 평화운동에 눈을 떴고 내전 참혹함속에 소년병사가 양산되는 현실에 항거해 떨쳐 일어났다.
그녀는 여성들을 통합해 독재자와 직접 협상에 나서 평화협상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가 하면 평화협상에 난관에 봉착하자 회담장을 둘러싼 채 침묵농성을 벌이는 적극적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눈길을 붙잡았다.
특히 내전 기간 중에는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소위 ‘섹스 파업’으로 전쟁에 몰입한 남성들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색다른 평화운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예멘출신의 공동수상자인 카르만은 언론인으로 ‘자유 여성 언론인’이라는 인권단체를 결성해 독재정권에 맞서온 공로가 인정됐다.
무엇보다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사상자가 빈발하고 있는 예멘의 정치현실에서 카르만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독재자인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올해 노벨평화상은 국제적으로 여성인권이 가장 후진적이라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여성 3인에게 돌아감으로써 이 지역 여성운동에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평화운동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 3인의 수상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 아직까지 잔재된 독재정권의 위기가 될 전망이다.
소위 노벨상 수상자 선정을 통해 진행되는 ‘노벨상 정치’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작동하고 있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