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남한강 자전거길’ 개통식이 양평군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렸다. 이 길은 폐철도와 폐철교를 활용한 이색 자전거 길로서 전국 최초로 개통된 것이다. ‘남한강 자전거 길’은 남한강변에 있던 중앙선이 복선화하면서 이용이 중단된 폐철도와 폐철교를 활용했다. 정부가 계획한 702㎞ 국토를 종주하는 자전거 길의 시발점이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내외, 김문수 경기도지사, 권재진 법무·맹형규 행안·권도엽 국토부 장관 등이 참석, 개통식을 지켜봤을 정도로 자전거 길은 정부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이 자전거 길이 개통됨으로써 서울시부터 팔당역까지만 연결됐던 기존의 자전거도로가 양평까지 이어지게 됐다. 관계자는 자전거 길이 개설됨으로써 남양주·양평의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 길은 보석 같이 아름다운 길이다. 양평까지 가는 도중에 팔당호와 다산유적지, 두물머리 등 남한강변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강을 곁에 두고 달리는 자전거 길의 풍치는 일품이다. 간이역사, 북한강 철교 등 추억과 낭만이 깃든 명소들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자전거 길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몇 가지 아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녹색환경을 위해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나 도보 등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에서는 앞 다투어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현 실태는 어떤가? 시내에 있는 자전거도로는 상인들의 물건이나 자동차가 가로막고 있다. 시내 중심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도로에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간 북적대는 행인들에 막히거나 대인 접촉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은 큰 모험이다. 특히 자동차가 우선인 우리나라 교통환경에서 자전거를 몰고 도로로 나가는 것은 생명을 내놓아야 하는 위험스런 일인 것이다. 정부에 당부한다. 자전거 도로를 정부 주도하에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말로만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라고 하지 말고 모든 국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통된 남한강 ‘명품 자전거 길’도 좋다. 그러나 자전거 마니아들만을 위한 자전거 길보다는 서민과 학생들을 위한 출퇴근·통학용 자전거 길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