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전국체전은 경기도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 10연패라는 위업을 이루고 지난 12일 폐막됐다. 우선 10연패의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경기도 선수단에 경기도민과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대회 도중 체조 점수 조작 의혹, 심각한 교통체증과 부족한 숙박시설, 체육시설 안내표지판 미설치, 각종 문화행사 홍보부족, 인터넷망 연결의 부실, 선수의 고가 장비 도난 등 ‘지금까지 출전해본 전국체전 가운데 최악’이라는 어느 선수단의 푸념도 있었지만 대회가 끝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대체적으로 무난했던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전국체전 사상 처음으로 종합운동장 개·폐회식을 탈피해 일산 호수공원 개최했으며 국내·외 체전관람객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도록 20여개의 축제들을 하나로 묶은 ‘고양 글로벌 문화대축제(GGG)’까지 연계했던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개막 9일만에 30만 관람객을 돌파하며 100억원의 계약과 13억원의 현장 판매고를 올린 ‘고양국제특산품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성과는 앞으로 전국체전이 단순한 스포츠 축제에서 벗어나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의 브랜드를 제고하는 종합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또 ‘고양행주문화제’, ‘대한민국막걸리 축제’, ‘고양국제웰빙음식축제’ 등도 이 지역을 찾은 선수단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3천500명의 도내 전국체전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안내, 급수봉사, 환경미화, 교통·주차 등 10개 분야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펼쳐 선수단과 함께 체전의 숨은 주인공이 됐다. ‘고양시민 서포터즈’도 시·도선수단들을 위해 최선의 응원을 펼쳐 감동을 줬다.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사례도 많다. 그 가운데 하나는 대장암 4기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대회에 출전한 탁구 남자부 권장명 선수(인도네시아)다.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의 투지는 금메달감이다. “대장암 4기 판정에도 일반선수 못지않게 한 달 동안 인니 국가대표와의 힘든 훈련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탁구 감독의 말처럼 그의 출전은 눈물의 드라마다. 권 선수의 선전에 힘입어 첫 출전한 인도네시아 선수단은 해외 17개국 중에서 종합 6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금·은·동메달은 아름답다. 하지만 스포츠가 주는 진정한 감동은 메달이 아니다. 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선수들은 그야말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 금이면 어떻고 은이나 동이면 어떠랴, 또는 메달을 따지 못하면 어떠랴. 비록 초반에 탈락했더라도 선수들이 흘린 땀은 참으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