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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부도덕한 은행들

15일 여의도 금융가에서는 전 세계 80여개국 900여 도시와 동시에 탐욕스러운 금융자본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민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300여명이 모인 이날 시위는 그 규모 보다는 미국에서 시작된 반(反) 월가(Wall Street) 시위의 한국상륙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

‘1%의 지배에 대한 99%의 저항’으로 해석되는 반 월가 시위는 금융자본으로 무장한 소수가 대다수를 수탈하는 금융구조의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 초기에는 감성적 분노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계좌 옮기기’와 같은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실천을 통해 미국은 물론 각국 정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여기에 손실과는 상관없이 막대한 연봉과 보너스로 돈잔치에 나선 금융자본의 부도덕한 행태는 ‘지구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권의 부도덕한 양태는 우리 은행들이 미국의 금융권 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 은행들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직격탄을 맞았고 계산하기도 힘든 규모의 공적자금, 즉 국민들의 혈세가 지원됐으며 21세기 최대 위기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4조원이 넘는 혈세가 은행권으로 투입됐다.

아직까지도 은행들은 투입된 공적자금의 67%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상환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이런 은행들이 올해 연말 대규모 돈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20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순이익이 예상되자 주주들에 대한 대규모 배당과 함께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성과급 나눠먹기에 나설 작정인 것이다. 손실이 나면 국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회생하면 자기 돈처럼 나눠먹기에 나서는 이들의 부도덕성에 국민 모두가 공분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순익이 선진국의 금융회사들과 같이 순도높은 금융행위로 인한 부산물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한 예대마진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예대마진이 무엇인가.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결국 국민들이 예금하는 돈에는 이자를 조금주고 대출이자는 많이 챙기는 단순한 돈놀이로 이익을 부풀렸다는 해석이다.

한국이라는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파괴하는 은행들의 부도덕한 모습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그 어떤 모순보다도 위험하다.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이 무너질 때 오는 사회적 분열은 그 어떤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파괴력을 갖고 있음을 오랜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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