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지에는 ‘인천도호부’가 포함되기 십상이다.
인천항으로 인해 항상 외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었던 인천은 내세울만한 전승유적이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외국문물의 유입 통로로 변화무쌍한 역사를 보듬고 있는 인천은 전쟁의 처참한 시기까지 보낸 상흔이 깊어 조선시대 이전의 유적은 귀한 형편이다.
이런 인천에 인천도호부는 그야말로 우리 역사에서 인천이 감당했던 무게를 실감케 하는 유적이 아닐 수 없다.
인천광역시 남구 관교동 146-1번지에 자리잡은 인천도호부는 조선시대 관청으로 오늘날 인천시청의 대선배 격이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관사 건물중 하나로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돼 있으나 창건당시 15~16동이었던 건물이 현재는 객사의 일부와 19세기초 지어진 동헌 등이 전해질 뿐이다.
이곳에서 지난 15일 ‘인천도호부 대제’가 열렸다.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 시의회의장, 구청장, 군수,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해 인천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안녕을 빌었다.
이날 대제의 식후행사로 참석자들이 제사음식을 나누는 음복례를 행했는데 이는 ‘함께 동여매는’ 뿌리의식으로 우리 고대부터 내려오는 풍습이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대제는 거듭되는 관례 속에 이제는 전통제사의 엄중한 분위기가 관광자원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현재의 인천시장격인 351인의 역대 인천도호부사의 덕을 기렸는데 송영길 인천시장은 352대 인천도호부사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인천도호부사에게는 예로부터 수령칠사(守令七事)라 해 주된 임무가 대대로 전해지는데 농사와 누에치는 일을 잘 돌볼 것, 인구를 늘릴 것, 교육을 진흥시킬 것, 군대에 관한 사무를 바르게 할 것, 부역을 균등히 할 것, 민사의 소송을 바르게 할 것 등이다.
특이한 것은 마지막으로 ‘간교하고 교활함이 없도록 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 이는 앞의 임무들과 달리 도호부사의 개인적 덕목을 지적하는 것이어서 눈에 띤다.
결국 목민관이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앞서 수신제가(修身齊家)해야 함을 옛 선조들이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장이라는 고지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여야 후보들은 이같은 선조들의 마음을 알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