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수원시에서는 작지만 뜻 깊은 두개의 축제가 열렸다. 같은 날 다른 큰 행사도 많았지만 이 두 가지 행사를 소개하는 것은 마을 축제의 전형이 될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록 수 천 만원 수 억 원이 투입되는 축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그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꾸미고 주인공이 되는 축제였다. 먼저 이날 오후 5시부터 22시까지 정자공원에서 정자3동 마을만들기추진위원회가 준비한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제1회 정자마을 달빛축제’는 이웃간의 소통과 화합이 돋보였다. 이 지역은 대단위 아파트 주거지역으로서 이 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주인이라는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했다는 평가다.
달빛축제는 정자동 지역의 얕은 언덕인 망월(望月)재라는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역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에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달을 보고 절을 하면서 1년의 소원을 빌었다. 이 축제가 더욱 소중했던 것은 기존축제에서 보여 왔던 외부 전문공연팀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중.고.대학생, 주민자치센터에서 열심히 배운 이곳 지역주민들이었다. 지역주민들의 ‘참여형 축제’로서 마을만들기의 모범사례다.
또 이날 오후 4시 못골종합시장 이야기마당에서 2011년도 제3회 못골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지난 4월과 8월에 이어 개최된 이 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대학 동아리, 지동 주민자치센터 벨리댄스 동아리, 못골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합창단 등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모임들이 출연하여 공연을 펼쳤다. 지동 공무원에 따르면 공연하고 싶어도 공연할 장소가 없는 여러 단체에게 무대를 제공하면서 지역주민에게 공연을 선보이는 전통시장이 문화를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새로운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두 마을축제 말고도 수원시에서는 다양한 주제와 내용의 동네축제들이 벌어졌다. 가정집 옥상에서 세계문화유산 화성 성벽과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열린 지동옥상음악회(9월26일), 주민들의 마음을 즐거움으로 채워 주는 조원동 대추동이 문화마을 축제(9월29일), 영화동 거북시장에서 열린 장안문 거북시장 영화손님맞이 축제(7월1일) 등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는 많은 행사들이 열렸다. 우리민족의 전통 축제들은 주민들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했으며 이를 통해 주민들 간의 대동화합이 이루어졌다. 큰 돈 안들이고도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마을축제는 그래서 소중한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