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지구촌이 ‘인구 70억명 시대’를 맞이했다.
유엔인구기금(UNPF)은 70억 번째 아기가 10월 31일 중 태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 대상국으로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를 꼽았다. 이에 세계 각국은 10월 31일 상징성이 있는 ‘70억 번째 아기’가 자국에서 태어났다고 앞 다퉈 발표하고 일부 국가는 축제를 준비 중이나 유엔(UN)은 심드렁한 분위기다.
과거 유엔이 60억 번째 아기를 맞이하던 태도와는 상반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70억번째 인류가 지구촌에 주는 경고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선진국의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후진국의 인구는 폭발하는 모순으로 인해 경제적 빈부의 차가 심화되고 삶의 질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저개발 49개국이 미래인구를 줄이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이 지역인구는 현재 전 세계 18%에서 2100년 34%를 차지하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남아선호에 따른 남녀간 성비 불균형과 사회적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고민거리다.
또 전 세계적으로 준비부족인 노령화문제는 의료환경의 발전으로 늘어난 수명이 축복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식량부족현상은 세계적 전쟁을 야기시킬 심각성을 갖고 있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류는 필연적으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18세기 멜더스의 경고가 새롭게 다가온다.
우리의 경우도 세계적 고민에 잇닿아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식량 자급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임여성의 출산률은 불과 1.1명에 그치고 있다.
통계청이 밝힌 노령인구는 지난해 전체 인구의 11%를 차지했다. 20년 뒤에는 생산가능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또 하나, 우리는 남북간 대치상황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군사력 유지가 필요하고 이는 적절한 인구유지 없이는 불가능한 형편이다.
결국 ‘70억 인구시대’를 맞는 우리 입장은 국내 인구는 적절한 수준에 이르기 까지 증가시켜야 하고 국제적으로는 인구감소를 위해 협조해야 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물부족과 식량부족, 환경파괴 등의 지난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 공조에 나서야 할 것도 물론이다.
‘70억 인구시대’가 지구적 축복이 되기 위한 인류의 공동대처가 절실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