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서 자전거 전용도로 1천692㎞가 4대강변에 한꺼번에 생겼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마니아들이 살판났다. 지난 2008년 사상 최대인 240만대의 자전거가 팔렸다고 하는데 4대강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지면서 또 다시 자전거 붐이 일이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전거들이 모두 중국산을 비롯, 외제라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도 새로운 자전거 수입 업체들이 앞 다퉈 자전거 무역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4개 업체가 국내 시장 진출을 완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참 가슴이 답답하다. 치적을 위해 자전거 도로만 만들 줄 알았지 거기에 굴러다니게 될 자전거는 생각하지 않은 정부가 답답하다. 그야말로 ‘죽 쒀서 남 좋은 일 하게 생겼다.’ 우리나라 경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한해 신규 판매량 200만대, 시장규모 4천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중 99%는 수입산이다. 자전거 붐이 조성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이만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자전거 산업만 발전시켜주게 됐으니 참 한심하다.
한때 국산 자전거를 되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웠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9년 ‘대덕 R&D특구 육성사업안’을 발표했다. 추경예산 60억원을 마련해 대전 대덕특구에 자전거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조성, 자전거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대전 대덕, 전남 순천, 경북 영천에 자전거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대덕 연구개발특구 조성에 60억원, 순천과 영천의 지역전략산업 육성사업 지원에 20억원씩을 지원했다.
대덕특구에선 카본 자전거(100만~300만원대)를 개발했고 순천시 자전거 클러스터 마그네슘 자전거(88만원 예상)와 영천시 티타늄 자전거(350만원대)도 개발에 성공했으나 현재 생산되지 않고 있다. 생산 여건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개발해 생산을 시도했던 자전거는 솔직히 모두 고가품들이다. 일반 서민이나 학생들의 통학용이나 출퇴근용으로는 망설여진다.
그러므로 값싼 중국산이나 대만산이 판을 치는 우리나라 자전거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면 고가의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10만원~50만원대의 중·저가 국산 자전거가 대량 생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