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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데이(Day) 공화국이다. 날짜를 상형화한 것이 대부분인 각종 데이는 2월 2일 ‘액자 데이’를 시작으로 2월 22일 ‘커플 데이’, 6월 4일 ‘육포 데이’로 이어져 6월 6일 ‘반지 데이’, 8월 8일 ‘꽈배기 데이’ 등 다양함을 자랑한다.

연말로 다가서면 기업들의 잔재주가 그대로 드러나는 상품관련 데이가 출몰하고 있으며 ‘성패트릭 데이’, ‘할로윈 데이’ 같은 수입용 데이도 곳곳에 박혀 있다.

또 1월 14일 ‘다이어리 데이’부터 12월 14일 ‘허그 데이’까지 매월 14일은 각종 데이로 정신을 어지럽힌다.

여기에 질세라 각종 단체가 나서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5월 2일은 ‘오이 데이’, 9월 9일은 ‘닭고기 데이’ 등으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는 것이 또한 10여 개에 이른다. 결국 대한민국은 1년 내내 100여 개에 이르는 각종 데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는 정말로 기억해야 할 각종 절기와 기념일 등은 점차 무관심속에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국가의 시작과 기원을 밝히는, 그리고 국가의 존망과 오늘날 우리를 존재케 한 각종 기념일은 관공서의 기념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3·1 독립만세운동 기념일, 4·19 학생의거 기념일, 현충일, 6·25 한국전쟁,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이 그 의미가 퇴색된 채 공휴일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처지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도 이 같은 세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휴인 명절은 해외여행이나 장기간 휴식을 취하며 여가를 즐기는 시간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조상의 음덕를 기리고 바쁜 생활 중에 소원해진 일가친척들과 화목을 도모하며 가족간 소통의 시간이길 바라는 것은 구태라고 손가락질 받을게 뻔하다.

오늘, 2011년 11월 11일을 1천년 만에 찾아온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며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수만 원에 이르는 고가제품이 판을 치고 있어 주 소비층인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이 날을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한다고 하니, 시대조류라고는 하나 씁쓸함을 숨길 수 없다.

일부에서는 가래떡의 생김새를 되새겨 ‘가래떡 데이’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굳어진 풍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의 상혼에 물든 각종 데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오늘, 11월 11일이 농민의 노고를 위로하고 나아가 세계 먹거리 전쟁에서 나서고 있는 농업인을 육성하고자 하는 ‘농업인의 날’인 것을 알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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