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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상생(相生)과 기생(寄生)

 

현실은 가치중립적이라 한다. 그러나 시장경제 제일주의로 현실이 재단될 때 과연 현실이 가치중립적일까?

태풍이 불어오면 순식간에 그 가치중립은 사라진다. 강력한 세력이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상생(相生)을 희망한다면서 실상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니 상생은 관념이나 언어적 사실에 불과하다. 그 말 속에 생명이 넘치는 상생은 찾아보기 어렵다.

주변을 현혹시키거나 위증(僞證)으로 자신의 거짓을 포장할 때마다 상생을 외친다. 즉 말로 포장하는 상생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우리 사회에 그 고귀한 가치를 확립했을 때 우리의 삶의 질은 한층 고양될 것이며 신뢰와 믿음으로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기생(寄生)’이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관계를 말한다.

이를 우리 사회에 투시해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는 상호 기생 사회로 볼 수 있다. 기생의 핵심은 생존하기 위해 타자(他者)의 양분을 일방적으로 빼앗는다. 그렇기에 사회의 다른 부분에서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움켜쥔다.

그렇다보니 ‘상생을 지향하자’는 것은 말잔치에 불과하고 마침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짓밟는다. 정치현실에서 ‘네거티브’가 그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정치’와 ‘경제’는 핵심적 동력축이다. 그만큼 현실을 구성하는 현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이 두 축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정치’에는 경제적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판단하는 정치인만 있는 것 같다. 또한 ‘경제’에는 정치가에 연줄을 대어 자신의 부를 확장 내지 연장하려는 기업인만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시장경제 제일주의를 시장이 아닌 다른 영역까지 계속해 확장한다면 그래서 그 시장경제 제일주의가 만능으로, 마이더스 손으로 생각된다면, 우리 사회의 ‘사회적 정의’는 확립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현장을 보자. 우리 사회의 미래주역들을 교육하는 교육현장에서 상생보다는 기생이 판을 치고 있다. 사교육 팽창이 그 근거이다.

공교육 또한 근거를 제공한다. 상생을 통한 사회적 정의가 확립돼야 진정한 사회가 될 것이 아닌가?

생존을 위한 기생이란 슬픈 자화상이다. 솔직히 이런 상황을 혹자는 우리 사회에 무한 경쟁을 통한 사회적 에너지를 충만케 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 외치는 자의 면면들을 보면 사회적 정의와는 아주 거리가 먼 기생적 존재이다. 이런 상황은 의료현장에서도 빚어진다. 이렇듯 건전한 가치관 형성과 건강한 신체 추구와는 거리가 먼 자본의 논리에 휘둘린다. 또한 문화예술도 그렇다. 문화예술도 시장논리를 따라가다 보니 진정한 정신적 가치는 사라지고 결정적으로 돈에 휘둘리고 만다.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의 주체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교육, 의료, 문화, 예술인들도 주체다. 이제는 기생사회를 타파하고 명실상부한 상생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할 때다.

/시인 진춘석

▲1992년 시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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