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이천시 부발읍에 가면 ‘하이닉스 반도체’라는 대기업을 만나게 된다. 인근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는 외지인들의 눈길이 머물 정도로 위용이 대단하다.

웬만한 대기업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는 현실과 달리 ‘하이닉스 반도체’는 30년 가까이 이천을 지키며 지역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1983년 전신(前身)인 현대전자의 설립으로 역사를 시작한 ‘하이닉스 반도체’는 길지 않은 역사동안 부침을 거듭해 지역민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현대그룹이 그룹의 중추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정주영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던 현대전자는 1995년 세계 최초로 256Mb S램을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러나 1999년 정부가 주도하던 5대 그룹 계열사의 주력 기업을 맞바꾸는 빅딜을 통해 LG반도체에 합병되는 급변을 겪었다.

2001년 3월 현대전자의 부도로 인해 사명을 ‘하이닉스 반도체’로 바꾸고 8월에는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포기했으며 같은 해 10월 과도한 부채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비운을 안았다.

이어 4년 연속 적자라는 경영성적은 하이닉스를 해외 매각이라는 벼랑을 밀었으나 이마저 인수기업이 없어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았다. 4년간 임금은 동결되고 임원 수는 30% 줄었으며 무엇보다 직원을 1만명 감축하는 고강도 긴축경영이 불가피했고 이에 지역경제도 휘청거렸다.

경기도와 이천시까지 나서 회생을 위한 각종 방안을 강구했고 지역민들이 “하이닉스를 살려달라”며 정부와 경제계를 방문하는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하이닉스 반도체’가 2004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살아났다. 2005년 위크아웃을 조기 종료했으며 2007년 불어 닥친 최악의 반도체 불경기도 이겨냈다.

이 같은 하이닉스의 회생에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희생과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투영돼 있다는게 하이닉스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1999년 이후 400여명의 핵심 연구인력이 미국, 중국 등지로 빠져나가 회사의 생존가능성이 거의 없을 때도 이천공장에서 살다시피하며 신제품을 창출한 직원들이 오늘날의 하이닉스를 만든 1등 공신인 것이다.

이제는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며 나섰던 외국 대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사업을 포기하는 와중에 세계2위의 메모리 반도체기업으로 우뚝 섰다. 주인 없이 표류하며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난 ‘하이닉스 반도체’가 14일 SK텔레콤에 인수됐다.

바라기는 최악의 상황을 이겨낸 뚝심으로 급변하는 반도체시장의 승자로 살아남을 뿐 아니라 이천 향토기업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