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의 여진 속에 21일 창당 14주년을 맞았다.
한나라당은 지난 1997년 11월21일 신한국당과 ‘꼬마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했으며, 10년의 야당시대를 보낸 뒤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여당으로 발돋움했다.
‘국내 최장수 정당’이라는 정통성과 함께 원내 과반(169석)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과 달리 14돌을 맞은 한나라당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이후 몰아닥친 후폭풍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 이반을 체감했고, ‘부자정당’ 이미지 역시 털어내지 못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혁명적 수준’의 쇄신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지만, 백가쟁명식 논쟁 속에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 물갈이론’이 공론화되면 자중지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도 있다.
여기에 ‘안풍’(안철수 바람)으로 상징되는 정치 신진세력의 등장과 야권의 ‘통합 바람’을 돌파해야 한다. 그동안 정답으로 여겨져 온 ‘박근혜 대세론’이 안풍에 흔들리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보수진영 일각의 신당 창당 가시화와 ‘박근혜 신당설’ 등은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한나라당은 이두아 원내대변인이 낭독한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은 우리 정치가 직면한 차가운 겨울을 자성과 새 결단으로 온 힘을 다해 극복하겠으며, 이른 봄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 피우는 매화처럼 살아있는 정당,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