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Gagman)은 우스운 행동이나 우스갯소리로 일반 대중을 웃기거나 즐겁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전에 한 시대를 풍미하던 ‘코미디언(Comedian)’이라는 말과는 구별되는데, 코미디언들은 자빠지고 넘어지는 몸웃음에 강했다면 개그맨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풍자, 그리고 타이밍을 살리는 각본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웃음을 주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의 시대적 변천일 뿐 커다란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구태여 어원을 찾으면 미국과 유럽까지 번지지만 우리가 정겹게 쓰고 있는 개그맨이라는 말은 원로 개그맨이 스스로 작명(作名)한 ‘콩글리시’라고 한다.
요즘은 개그맨들이 대세다. 각 방송의 황금시간대를 쥐고 있는 주인공 대부분이 개그맨이며 이들은 개그프로그램뿐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의 사회자, 패널로 등장해 주가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잘 나가는 개그맨의 연수입은 100억 원대가 넘는 경우도 있어 청소년들로부터 동경의 대상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이들 개그맨 중에도 최근 언론과 세간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두 명의 개그맨이 있다. 한 명은 ‘최효종’이라는 남자 개그맨으로 개그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했다가 고소를 당해 더욱 유명해졌다.
최 씨는 모 방송사 개그프로그램에 출연, “국회의원 되는 거 어렵지 않아요.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 텃밭에서 출마하면 돼요. 선거 때는 평소에 안가던 시장에 가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면 돼요”라는 정치인 풍자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아나운서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집권당에서 축출당한 후 1, 2심에서 국회의원 상실형을 받은 K국회의원은 최 씨를 집단모욕죄로 고소했다. 네티즌과 국민들은 이를 ‘국회의원의 개그’라며 최씨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개그가 아닌 사업을 벌이다가 난처한 입장에 처한 유명 여자 개그맨도 화제다.
C씨로 알려진 이 여자 개그맨은 자신이 만든 일본어 교재에 일본어 표기법인 ‘히라가나’ 교육을 하겠다며 반일(反日) 국민가요의 상징인 ‘독도는 우리 땅’ 멜로디를 사용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C씨는 여론의 뭇매에 교재를 전량 수거하고 일본진출을 영원히 접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개그맨의 상반된 결과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 최 씨가 국민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줬다면 C씨는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는 차이일 것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