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체 기관 중에 어느 한 가지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 가운데서도 눈은 세상을 살아가고 사물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몇 달 전 안내견을 데리고 지하철을 탄 시각 장애인에게 개를 데리고 탔다며 ‘교양이 없다’고 소리치며 폭언을 했다는 한 젊은 여성에 관한 글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 광경을 직접 목격한 승객에 따르면 한 젊은 여성이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을 보고 ‘누가 교양 없이 이렇게 큰 개를 데리고 지하철에 타? 미친거 아니냐’며 막말을 했다는 것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진 못할망정 막말을 한 그 여성은 비난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경기도가 내년도에 시각장애인 전용복지관을 북부지역에 건립키로 했다. 복지관은 연면적 약 1천200㎡ 규모이며 내년 하반기 중에 개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복지관의 주요 시설로는 점자도서관, 기초재활교육장, 녹음실, 컴퓨터실, 체력단련실, 시각장애체험교육장 등이 있으며, 각종 상담과 사회심리, 교육, 직업, 의료재활 등 시각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에 필요한 종합적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현재 도내에는 4만8천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그 중에 경기북부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은 1만3천여명이다.
그런데 경기 남부지역에는 4개의 점자도서관이 있고, 2010년 7월부터 도시각장애인협회에서 일부 복지관 기능을 수행해 지속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수원시에는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도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장애인 종합복지관을 건립했고 그 안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북부지역에는 의정부에 1개의 점자도서관만 있을 뿐 1만3천여명이나 되는 북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이 전무했다. 경기도가 내년에 경기북부에 시각장애인복지관을 건립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소 늦긴 했다. 그동안에 시각장애인들이 겪은 애로사항과 소외감을 생각하면 진작에 세워졌어야 했다. 따라서 경기북부 시각장애인 전용복지관은 이들의 숙원을 푸는 좋은 소식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종합적인 서비스가 실시되는 등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에 전념하게 된다.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과 프로그램은 많을수록 좋다. 이를 ‘복지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할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우리는 모두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를 잠재적 장애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