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SERI)가 매년 발표하는 10대 히트상품을 보면 우리시대 자화상이 투영돼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과 함께 국내 3대 민간경제연구소로 인정받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원이 올해도 인터넷회원 7천725명의 설문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2011년 10대 히트상품’을 발표했다.
우선 10대 히트상품에는 ▲갤럭시S 2 ▲꼬꼬면 ▲나는 가수다 ▲도가니 ▲스티브 잡스 ▲연금복권 ▲카카오톡 ▲K-POP ▲통큰·반값 PB상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이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은 10대 히트상품을 4가지 트렌드로 분류했는데 스티브 잡스, 꼬꼬면, 나는 가수다 등은 소비자의 통념을 깨는 새로움으로 해석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K-POP, 갤럭시S 2 등은 한국상품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뒷받침이 됐다는 주석을 달았다. 또 카카오톡, 통큰·반값 PB상품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소비자의 부담을 경담시킨 면에 열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족을 달자면 라면의 새로운 장르를 창출했다는 ‘꼬꼬면’이나 그동안 우리가 애써 외면하려 했던 우리사회의 장애인문제를 재인식케 한 ‘도가니’, 무료문자의 신기원을 연 ‘카카오톡’, 가요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펼친 ‘나는 가수다’ 등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 IT기술을 예술 혹은 인류애의 경지로까지 승화시켰다는 ‘스티브 잡스’와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도피를 꿈꾸는 우리경제의 사생아인 ‘연금복권’에도 이의가 없다.
여기에 국민적 자긍심을 느끼게 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나 문화 약소국의 한을 풀어준 ‘K-POP’의 선정에도 공감이 간다.
이같이 10대 히트상품에는 듣기만 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반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상품도 있다.
먼저 갤럭시S 2의 선정에서는 발표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와 갤럭시S 2의 제조사인 삼성전자간의 ‘식구의식’을 읽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는다면 갤럭시S 2가 스티브 잡스의 유작인 아이폰4S와 비교할 때 세계시장에서의 판매량, 기술의 혁신성, 소비자의 편의성, 예술적 디자인감각 등에서 월등히 앞선 10대 히트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통큰·반값 PB상품’은 치킨과 피자에 이어 가격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LED TV의 반값제품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이는 10대 히트상품에 들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역시 삼성경제연구소와 지근거리에 있는 모 대형마트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껄끄럽게 다가온다.
다음 10대 히트상품 발표에서는 사회적 신뢰를 받는 경제연구소와 국가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의 겸손함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