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2)씨는 출근과 동시에 e-mail로 날아든 스팸메일을 삭제하는 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놀라운 것은 김씨가 근무하는 곳이 이런 스팸메일이 전파되는 통로인 국내 굴지의 A포털사라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의 스팸메일은 성매매나 불법 사행성 도박 등 온갖 불법 범죄를 홍보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전송돼, 한창 민감한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스팸메일은 컴퓨터에 치명적인 악성 바이러스까지 몰래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김씨는 “하루에만 최소 10건 이상 날라드는 성매매나 불법도박과 관련 스팸메일때문에 계정도 바꿔 봤으나 개인의 힘으론 역부족이었다”며 “말로는 IT강국이라면서 스팸메일 문제에 뒷짐지고 있는 관련기관은 대체 뭘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교생 이모(17)군은 “성매매 관련 스팸메일을 보고 호기심에 관련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먹통이 된적이 있다”면서 “아무리 어른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도 청소년들에게는 안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불법스팸대응센터에 신고된 스팸메일은 2009년 2만8천921건에서 2010년에는 3만1천923건,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4만2천456건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조사에 따르면 한국내 사용 IP로 발송되는 스팸메일의 비중이 굉장히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좀비PC에 의해 자동 전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현오 KISA 스팸대응팀장은 “스팸메일은 휴대폰 스팸에 비해 피해정도가 낮은데다 포털사에 간편 신고도 할수 있어 KISA로의 직접 신고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로 발송되는 스팸메일은 신고건수의 수천배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효율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