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근대미술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시작된다. 원근법이나 음영법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공간의 구체성을 무시하고 선묘(線描)만으로 풍속을 표현했던 것은 그 그림들이 실제를 나타낸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의 의미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자를 그려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1910년 한일합방이 체결되자 우리 문화의 중심지는 서울에서 도쿄로 옮겨진다. 고희동, 김관호, 이종우, 나혜석 등이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현대미술 시대가 열리게된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함께 시작된 우리의 현대미술은 출발부터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미술평론가 박용숙 동덕여대 교수가 펴낸 「한국 현대미술사 이야기」(예경刊)는 작가와 작품을 날줄로, 그들을 배출한 시대상황을 씨줄로 해서 우리 현대미술 100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앞서 저자는 「한국 미술사 이야기」(예경刊)라는 제명으로 한국미술사에 관한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 책에서는 선사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를 훑어나갔다. 이번 책은 그 뒤를 이어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을 다루었다.
조석진과 안중식, 김은호, 이영일의 초기 동양화단, 근대조각의 선구자 김복진, 총독부 시대 오지호, 구본웅, 이인성, 길진섭 등의 작품, 이쾌대, 조양규, 박항섭, , 장욱진 등 해방후 좌우갈등과 1950년대 전란기의 작가들, 최초의 모더니스트 이중섭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박서보, 김종영, 최만린, 한묵, 김흥수, 김환기, 남관 등 60년대 전후 추상미술을 이끈 화가들, 민족적 구상양식의 개척자로 불리는 박수근과 최영림, 모더니즘 조각가 권진규, 전통회화를 현대적으로 변신시킨 이응노, 김기창, 박래현, 서세옥, 박봉수, 송영방의 작품들, 1960-70년대 이우환 등의 전위미술, 1980년대 민중미술,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등을 차례로 살폈다.
저자는 "서구에서 한 세기나 고민하면서 쌓아왔던 현대미술의 열매를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쓸어 안으려고 몸부림"치다보니 "서구의 백년이 우리에게 와서는 마치 피카소의 그림처럼 마구 뒤엉켜있는 듯한 모습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 정권은 다른 부문에서와 마찬가지로 미술에서도 획일적인 표현양식을 유물로 남겼다. 전통에 대한 탐구 없이 서양의 것을 가져오는데 급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그런 속에서도 끊임없이 '기성'에 반대하는 움직임들이 있어왔던 사실을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화단의 주류나 유행과는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작품활동을 해온 이들이야말로 우리 미술의 자생력이라고 주장한다. 448쪽. 2만3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