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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무정」제대로 읽는다'

춘원 이광수(1892-1950)의 「무정」은 한국 최초의 근대소설이자 문학사 서술의 기념비적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언문일치에 가까운 참신한 문체와 비교적 정치한 구성, 개성있는 인물, 서사의 내적 필연성 등에서 신소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 근대소설의 효시였기 때문이다.
과도한 의미부여는 그러나 「무정」의 '텍스트 확정'에 곤란을 가져온 원인이 됐다. 여러 출판사의 판본이 쌓여가면서 판본의 심각한 '오염'(corruption) 이 생겨났다. 첫 텍스트인 「매일신보」연재본(1917)의 오식(誤植)에 더해 이후 잇따라 나온 판본들의 의도적 왜곡과 실수가 보태져 텍스트 자체의 진실성이 의심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세대 국문과 김 철, 이경훈 교수가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됐던 「무정」의 텍스트 원본에서 1995년 출간된 '동아출판사'본에 이르기까지 저본에 가까운 8개의 판본과 '삼중당'본 등을 비교, 차이점과 오류를 일일이 밝힌 「바로잡은 무정」을 완성, 주목된다.
이 책은 내달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예정인데, 문학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 텍스트 확정임을 고려할 때 「바로잡은 무정」의 출간은 「무정」의 '제대로 읽기'는 물론 초기 근대문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비교대상에 오른 판본들은 매일신보 연재본 126회(1917년 1월1일∼6월4일), '신문관'본(1918), '회동서관'본(1925), '박문서관 '본(1948), '광영사'본(1953), '우신사'본(1980), '우신사'본(1992), '동아출판사'본(1995) 등 8개이며 '삼중당'본(이광수 전집)도 주요 판본으로 검토됐다.
이경훈 교수에 따르면 각 판본에서 상당한 오류와 상이점이 발견됐는데 주된 이유는 상당히 복합적이다. 우선 최초의 텍스트인 '매일신보' 연재본부터 상당한 오식을 안고 있다. 특히 당시는 구두점과 행갈이가 없고 시제의 종결문형도 확립되지 않는 등 맞춤법에 관한 통일된 원칙이 없었던 탓에 이후 판본을 거듭하며 왜곡을 낳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각 판본의 편집자들이 저마다 상이한 원칙 아래 원본 혹은 이전 판본을 의도적으로 입맛에 맞게 고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당초 의도와 달리 용어와 뉘앙스가 저자의 그것과는 달라지고 혼선을 일으키게 되는 역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삼중당'본의 경우, 영어는 그대로 살려두면서도 일본어는 모두 생략함으로써 사실상 원본을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삼중당'본을 모델로 여러 판본들이 출간돼 왜곡의 확대재생산이 연출됐다. '회동서관'본(1925)과 '박문서관'본(1948)은 원전격인 '매일신보' 연재본은 배제한 채 첫 단행본인 '신문관'본(1918)만을 기초로 편집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교수는「"바로잡은 무정」은 매일신보 연재본과 부분적 띄어쓰기와 표현의 변경 등 이광수 자신이 직접 수정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 1918년 '신문관'본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 판본과 문장 하나하나를 비교했다"고 말했다. 이 비교를 통해 오류의 생성과 변형의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주석을 달았다.
신형기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원판 자체의 오류 가능성을 고려하면 매일신보의 연재가 「무정」의 최초의 텍스트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반드시 가장 진실된 '모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무정」의 텍스트도 상당한 역사적 부피가 쌓였기 때문에 어떤 것을 '결정본'으로 할 것인가 문제는 비평적 안목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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