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1위를 달리는 ‘노스페이스(North Face)’ 브랜드의 인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2의 교복’이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노스페이스 제품은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제품의 가격에 따라 학생들의 신분을 6개로 분류하기까지 이르렀으니 노스페이스의 인기는 광풍(狂風)에 가깝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노페’로 줄여부르는 노스페이스 제품은 할인이나 세일행사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제품가격은 1년내내 고가(高價)를 유지하고 있어 일명 ‘등골브레이커’라고 비난을 사기도 한다. 등골브레이커란 학생들의 필수품인 노스페이스 제품을 사주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등골이 휜다는 신조어로 노페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오죽하면 20만~100만원 하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강탈하는 전문 노획단이 생겨났을까.
또 학교내 폭력이나 금품갈취의 많은 부분에 노스페이스 점퍼가 관련돼 있음도 사회 구성원들의 심기를 불편케 한다. 물론 노스페이스측은 “타사의 아웃도어 제품도 모두 고가인데 왜 우리만 갖고 그래”라고 반문할 수 있다. 또 업계 1위로서 모든 비난을 감수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타 제품은 할인이나 세일행사 혹은 중저가용 제품생산 등의 통로를 만들었으나 오직 노스페이스 제품만은 1년내내 끔찍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표적 시민단체인 YMCA가 노스페이스 본사의 가격유지정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요청한 배경이 됐다.
최근 국내 언론은 노스페이스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우호적인 기사보다는 노스페이스측의 심기를 건드리는 ‘불편한 진실’이 압도적인게 사실이다.
노스페이스의 점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거위털을 얻기 위해 거위를 학대하고 있다는 기사가 외신을 이용해 거의 모든 언론에 보도됐다. 또 YMCA가 아웃도어 제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 노스페이스의 질의 가격만큼 우수하지 않으면 외국에서 판매되는 노스페이스 제품에 비해 국내에서 비싸게 판매된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았다. 이같은 주장은 노스페이스측이 부정하고 있어 사실관계는 공정위 등 정부기관의 조사를 거쳐 결론이 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노스페이스 제품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회사측이 능동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매출이 6천억원대를 넘어선 회사가 각종 사회적 폐해가 노출됐을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했다는 오해가 노스페이스측에 쏠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