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경기도내 정진섭(광주)·박보환(화성을) 의원과 백성운(고양 일산동) 의원의 엇갈린 정치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공천 탈락의 울분을 감추지 않고 탈당 후 연수를 떠나겠다는 정 의원, 빛바랜 쇄신공천이 아쉽지만 백의종군하겠다는 박 의원, 예비후보 기간중에 지역주민들과 약속을 지키겠다며 정책제안 등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백 의원 등 ‘3인3색 행보’가 4·11공천 이후의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다.
정진섭 “무원칙 공천 승복 못해”
정진섭 의원은 “이번 공천에 승복할 수 없다”며 20일 탈당을 결행했다. 그는 “새로 왔다는 후보와 무슨 경선을 했다거나, 아니면 공추위 안에서의 표결에서라도 졌다면 승복할 수 있다”며 “당을 위해 지역에서 헌신해온 현역의원들을 잘라낼 때는 원칙의 잣대를 들이대고, 그 자리에 친박인사들을 마구잡이로 심을 때는 충성도의 잣대만 존재하니, 어찌 승복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불출마하는 것은 무소속 출마로 인해 함께 동고동락해온 광주시 당원분들에게 마음의 갈등을 겪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공천에 대해 의아해 하고 분개해 하는 지역의 많은 분들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말까지 남은 제18대 의원으로서의 임기를 다하고 내년 초 사법연수원에 갈 것”이라며 “2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변호사가 돼 다시 시민들의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광주=박광만기자 kmpark@
박보환 “아쉽지만 불출마”
박보환 의원은 20일 “아쉽지만 공천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9차에 걸친 공천이 진행되면서 컷오프 조사대상자 문제, 공천탈락자 돌려막기 문제, 낙하산 공천 문제 등 쇄신 공천의 빛이 바래는 것 같아 무척 아쉽다”며 “지역과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저로써는 공천위의 결정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고, 허탈감과 분노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공천위의 결정과 당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새누리당을 절대 탈당하지도 않을 것이고 미련을 갖고 19대 총선에 출마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공천결과와 관련한 백 여명의 당직자와 당원 여러분들의 울분과 염원을 잘 알고 있지만 새누리당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거두지 않기를 부탁드린다”며 “저 또한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당부했다./화성=최순철기자 so5005@
백성운 “부동산대책 조속히 마련해달라”
백성운 의원은 ‘아름다운 약속’ 실천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역구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과 정부에 부동산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70여일 남짓한 국회의원 잔여임기나 낙천의 쓰라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백 의원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문제인 부동산 문제를 풀지 않고는 민심을 제대로 수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주영 정책위의장에 이어 박재완 기획재정·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부동산정책 확 바꿔야 합니다’란 제목으로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는 정책제언 서한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부동산 거래가 안되는 주된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DTI(총부채 상환비율) 규제”라고 지적하고 “수도권 DTI규제는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초 DTI 규제는 가계 부실을 막고 국가 경제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꼭 필요하다면 DTI는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 신규 대출에만 일부 규제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지고 거래가 막혀있는 상황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토지거래 허가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두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예비후보 때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로부터 하소연을 듣고 약속한 내용을 공천 탈락은 했지만 꼭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양=고중오기자 g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