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2년이 흘렀다. 온 국민을 안타까움으로 몰아넣고 비통함에 빠지게 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게 어제 같은데 지 오늘(26일)로 만 2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이 사건을 너무 빨리 잊어버린 것 같다. 이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 천안함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보의식과 연결시키는 측이 있는가 하면 사건자체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측도 있다. 물론 의혹의 원인은 정부가 제공한 측면도 있다.
당시 날마다 정부의 발표가 바뀌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났지만 적지 않은 시민은 아직도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때 젊은 해군병사 46명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그 유족들은 물론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졌었다. 그런데 만2년이 지난 지금, 추모사업에 대한 관심·후원이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또 있다. 천안함 희생자들을 수색하다 사망한 98금양호 선원들이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함 사건이 손쉽게 잊혀지는 와중에 이들은 더욱 쉽게 잊혀졌다.
금양호 선원들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자 희생자들을 수색하기 위해 현장으로 떠나 수색과 구조를 하다가 돌아오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는 등 모두 9명이 희생됐다. 이들은 열악한 삶의 환경 속에서도 국가의 불행과 아픔을 함께 하고자 생업을 제쳐두고 대가없이 지원에 나섰던 사람들이다. 이로 인해 사용한 비싼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벌충하기 위해 수색작업 종료 후 곧바로 조업지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젊은 병사들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고 행동을 한 훌륭한 사람들이다. 정부는 최소한 순직 천안함 병사들과 같은 대우라도 해줬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는 그동안 본체만체 해왔다.
천안함 순직 병사들이 전사자로 인정돼 대대적인 해군장으로 장례를 치렀지만 희생된 금양호 선원들은 국가적 사회적 관심으로부터 배제돼 왔다. 젊은 장병과 국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의인들이었음에도 지난 2010년 6월 열린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의사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데 사망한 금양호 선원들이 의사자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법 개정이 이뤄져 오는 29일 심사에서 의사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부디 이분들이 의사자로 인정되고 의거가 우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