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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나는 유권자다

 

불 위에서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듣기 좋다.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시킨다. 누구나 쉽게 끓일 수 있으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입맛에 따라 감자를 넣기도 하고 버섯, 호박, 돼지고기 등 무엇을 넣어도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된장찌개 맛의 근원은 된장이다. 물론 시중에서 파는 된장찌개도 맛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시골에서 보내준 어머님표 된장이 요리를 잘 못하는 나라도 그럭저럭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 온가족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결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TV를 틀거나 신문을 펼쳐도 선거에 관한 이야기들 뿐이고, 거리는 현수막들로 넘쳐난다. ‘반값 등록금 실현, 최저임금 현실화, 기초노령연금, 사병봉급, 세금, 복지, 청년일자리, 젊은 엄마들을 신바람 나게’ 모두가 하나같이 국민들을 생각하는 문구다.

각종 장밋빛 전망과 허황된 공약, 듣기 좋은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해놓고 지키지 못하는 공약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우스개소리로 공약을 공갈약속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런 선심성 공약과 공약 불이행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손실 등으로 공약의 사전 평가 및 사후 이행 평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바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필요한 이유다. 매니페스토는 선거 후 반드시 지키겠다고 공식적으로 문서화해 선거 기간 중에 공표하는 국민에 대한 정책서약서다. 정당이나 후보자가 국가 또는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개발해 언제까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 실시 기한, 이행 방법, 공약 간의 추진 우선순위, 재원 조달 가능성을 명시하여 제시하는 것이라 한다.

유권자는 모든 정당, 후보자의 공약이 구체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 나름의 기준에 근거해 꼼꼼히 따져보며 평가해 투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 후 당선자는 선거 때 제시한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유권자는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이 임기 중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가 다음 선거에서 다시 지지해 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네거티브 선거를 근절하고 책임 있는 정치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후보자는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네거티브전략보다는 유권자에게 실천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 당당히 정책선거를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정당과 후보자로 하여금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경쟁하게 만들어 돈 쓰는 선거, 네거티브 선거, 지역주의 선거 등 그릇된 선거관행을 자연스럽게 몰아냄으로써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한 후보자가 선거에서 승리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유권자의 신뢰를 다시 받는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 끓고 있는 이 된장찌개처럼 선거라는 판에서 돈 냄새, 썩은 냄새 대신 구수한 사람 사는 냄새가 났으면 한다.

시대에 맞는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등 적절한 재료를 잘 넣어서 모자람 없이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우자 선택이 중요하듯, 단지 돈이나 외모만을 기준으로 해서는 좋은 배우자를 고르기가 어렵다.

같이 울고 웃고 소통이 가능한 그런 사람! 앞으로의 가능성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잘 숙성시킨 된장처럼 진국인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평생을 같이 할 배우자를 고르는 마음으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하겠다. 유권자인 우리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한 표를 소중하게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은경 성남시수정구선거관리위원회 선거부정감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