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9일 0시를 기해 본격 시작됐다. 18대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이번 19대 총선에서 누가 제1당을 차지하느냐, 여소야대냐 여대야소냐에 따라 총선 직후의 정국 상황, 특히 12월 대선 정국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건 경쟁이 구체화 되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당 모두 “판세가 불리하다”고 한 발 씩 뒤로 뺀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날 승산 지역구를 70석으로 대폭 낮춰 잡자 민주당은 ‘거짓분석’ 이라고 발끈했다. 민주당은 전날 확보 가능한 지역구 의석수를 104석으로 예상했으나 새누리당식 계산법으로는 90석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는 비례대표를 포함해 양당 모두 13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전체 지역구의 45.5%(246개 지역구중 112개)를 차지하는 수도권 선거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이곳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수도권에서 유세 대결을 벌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경계해야 될 것도 많다. ‘색깔론’ 공방이 불거지는 등 네거티브전이 이전 선거보다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탈·불법 선거도 증가하는 추세다. 시작부터 소모적인 폭로와 정쟁이 난무하면서 정책대결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여야 간 정책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울러 선거전도 피폐해진 서민의 고단한 삶을 돌보기 위한 민생공약 경쟁이 아닌 서로 물어뜯는 ‘낙인찍기’식 여론몰이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미래세력과 과거세력의 대결’로 규정하고 “지금 야당은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국익을 버리고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색깔론을 앞세워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철 지난 색깔론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총선을 흙탕물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반격하면서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선거 판세가 안갯속이어서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키는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은 앞으로 더 가열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야 정치권에 우리 사회가 지향할 가치와 민생을 살리기 위한 정책 대결이 진지하게 이뤄질 때 표로 연결된다는 점을 일깨워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정당, 어느 후보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대결과 페어플레이를 펼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