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李孝石.1907-1942)이 요절하기 두해전 주간「국민신보」에 일본어로 연재했던 원고지 800여매 분량의 자전적 장편소설 「綠의 塔」이 발굴, 공개됐다.
이효석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지금껏 존재 여부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이 작가의 문학세계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데 대단히 중요한 텍스트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사료수집가인 김종욱씨는 29일 <연합뉴스>에 「錄의 塔」원문의 사본 일체와 수필 「新秋」, 작가 최정희씨에게 보낸 편지 등을 공개했다. 「綠의 塔」은 월간 「문학사상」10월호부터 몇차례에 걸쳐 분재될 예정이다.
김씨는 최근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의 자매지로 무가로 발행된 주간지「국민신보」(1939.7-1942.8) 전호를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입수,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효석의 「綠의 塔」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신춘연재물로 연재가 시작된 원고지 800여매 분량의 작품은 1940년 1월7일('국민신보 41호)부터 같은해 4월28일(57호)까지 모두 17회에 걸쳐 연재됐다.
영문학 전공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작가 자신이 '작가의 말'을 통해 학창시대의 이야기라고 밝힌 점에 비춰 소설은 이효석 자신의 대학시절 경험을 소설화한 것으로 여겨진다.
소설은 주인공 안영민(安英民)이 친구들과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다 물에 빠지는 장면에서 시작되는데, 이후 안영민이 지인인 한 부인으로부터 소희라는 여자를 소개받아 사귀게되면서 평소 그를 흠모하던 요우꼬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일, 학위논문을 끝내고 조교수로 내정받는 일 등이 짧은 단문으로 경쾌하게 펼쳐진다.
소설연재에 앞서 「국민신보」는 사고(社告)를 내 "조선문단의 총아 이효석씨의 아름다운 장편소설을 연재할 예정이며 그는 일찍이 조선문학의 호프로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한 이래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 조선문단을 화려하게 채색했다"며 "중년을 맞아가는 그의 사상은 완숙하고 필력은 대단해 최고의 경지에 올라있다"고 상찬했다.
이효석도 '작가의 말'을 통해 "빨강과 파랑에 비해 녹색은 희미하고 담담한 색깔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하나"라며 "학창시대의 일은 이제는 먼 기억으로 희미해졌지만 꿈을 복기한다는 심정으로 탑의 돌을 하나하나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사료수집가 김종욱씨는 "일본어로 우리나라에서 발행됐던 잡지들의 행방을 쫓던 중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국민신보」를 찾게됐다"며 "그 존재조차 몰랐던 이효석의 마지막 장편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강원평창 출신으로 경성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28년 「조선지광」으로 등단했으며 구인회(九人會)에 참여했다. 1934년 평양 숭실전문의 교수가 됐으며 한국 단편문학의 걸작인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 장편 「화분」, 「창공」 등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