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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거와 치안과 경찰의 중립

 

경찰지휘부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과 정치권으로부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완전히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의 정치적인중립이 이루어지지 않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베스트셀러의 요건으로 ‘쉽고 재밌어야 한다’를 꼽는다. 그런데 작년에 하버드대학교의 어렵고 딱딱한 정치학 강의를 담은 책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매우 갈망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국민들의 좋지 않은 시선이 경찰에 쏠려 있다. 지난 3월 한국일보에 ‘국민이 지켜보는데…경찰, 기소청탁 굽신굽신 수사’라는 제목으로 경찰의 정당한 수사에 대해 검사가 부당하게 사건을 축소하고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그러자 국민들은 경찰이 검찰의 눈치를 보며 공정성을 저버리는 것이 아느냐 하는 의혹을 품게 됐다. 이러한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선진 형사·사법 체계가 갖춰지면 좋을 것 같다. 경찰이 사건처리 시 ‘기본과 원칙’에 따라 헌법·법령에 규정된 대로 당당하게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현재 검찰이 가진 수사·기소권한을 분리해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는 선진 수사구조를 갖춰가면 어떨까 싶다.

우리 사회에서는 ‘경찰은 힘 있는 사람 편이다’, ‘경찰관을 아는 사람만 좋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리하다’는 인식이 잔존하고 있다. 최근 경찰은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부당한 청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사건문의 절차 일원화 제도’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 누구라도 사건 진행사항 등에 대한 충분한 답변 및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체계적인 사건문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경찰은 인터넷상에 사건문의 채널을 구축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담당 수사관 또는 팀장이 직접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아울러 현재 시행 중인 ‘수사관 교체요청제, 수사이의신청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틀 있으면 19대 총선이 치뤄진다. 과거에는 선거 때만 되면 경찰이 특정정당에 편을 드는 것은 아니야 하는 사회적인 의혹이 불거지곤 했다. 이번 선거기간 중에도 선거법 위반 등과 관련된 수사들로 경찰에 시선이 집중됐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수사의 공정성이 필요했다. 경찰 지휘부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과 정치권으로부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완전히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이 또 정치적 중립시비에 휘말려 국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조롱거리가 된다면 경찰의 발전이 요원해지는 것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큰 타격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경찰의 중립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찰의 정치적인 중립이 이루어지지 않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경찰이 누구나 인정하는 정의로운 조직이 되기 위해선 이번 선거를 통해 ‘경찰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심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럼에도 일부 직원의 부적절한 처신 또는 개인적인 실수로 인해 또 다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얼마 전 트위터에 올라온 정당 대표에 관한 글을 한 경찰관이 리트윗(RT)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것이다. 아무리 실무자의 단순한 실수라고 변명하더라도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경찰 조직 전체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찰은 일선 경찰관들에게 정치적인 중립 의지를 의심받을 수 있는 어떠한 불미스런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선거치안에 피로감도 가중됐고, 결과적으로 모범적인 선거치안을 잘 이끌어 왔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국민중심의 감성치안에 대한 신뢰도 받고 있다. 경찰은 어떠한 경우라도 특정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거나 오해받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설망어검(舌芒於劍)이라고 했다. 혀는 칼날보다 무섭다. 신중한 언어와 행동은 일상적인 삶에서도 되새겨봐야 한다. 말은 많을수록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오직 법과 원칙에 입각한 공평무사한 업무를 수행을 경찰이 해 온 것처럼 섬세한 선거치안을 마무리할 것이다.

/박병두 작가·경기경찰청 정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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