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국가보훈처에서 호국보훈의 달에 공모했던 표어 중 하나이다. 뜻은 말 그대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기억하고 기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이어가야 할 것들 중에 잊고 지내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 중 하나가 바로 다가오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 아닌가 싶다.
연중에는 공휴일로 지정해 휴무하는 3·1절 기념일이나 광복절도 있고 공휴일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주관하는 기념일이 있는데, 그중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기념행사 중의 하나가 ‘4·13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과정을 살펴보면, 1919년 3·1 운동 이후 4월 10일 이동녕 등 29명의 애국지사가 중국 상해에 임시 회의장을 설치하고 역사적인 제1회 임시의정원 회의를 개최한 것에서 출발해 4월 11일 10개조의 헌법을 축조심의하고 정강정책, 임시헌장선포문을 확정해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연호를 대한민국 원년(1년)으로 공포하기로 의결했다.
마침내 4월 13일 임시의정원과 임시정부의 선거, 선임의 법적 절차를 밟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성립했음을 내외에 정식 선포해, 바로 이날을 임시정부수립 기념일로 하게 됐다.
우리 헌법 전문을 보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이하 중략’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 이념 및 법통은 현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뜻 깊은 날을 일반 시민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은 국가보훈처 주관하에 매년 열리며, 올해에도 4월 13일 종로구 효창동에 있는 백범기념관에서 거행되는데, 이런 뜻 깊은 기념행사가 서울 한곳에서만 정부 주관하에 거행돼 일반 시민은 기념일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기도에서는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도 주관 및 광복회 경기도지부와 수원보훈지청의 후원으로 수원 소재 보훈교육연구원 대강당에서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어서 거리에 붙어있는 기념행사 안내 현수막을 볼 때면 수원보훈지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느끼며 흐뭇하다.
이런 도 단위의 기념행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일반 시민이나 학생들도 참여하는 전국민의 기념행사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기념행사를 통해 나라를 잃은 상황으로 우리나라도 아닌 먼 이국땅 중국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근간이 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헌법을 만들고 정부가 수립됐음을 선포한 당시의 독립운동가의 고난 및 상황을 한번쯤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강자연 수원보훈지청 보훈과 실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