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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만든 법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허술하기 짝이 없는 법이 하나 있다. 흔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뜻으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 법의 이름은 바로 ‘선거법’이다. 정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누가 어떤 의도로 사용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에서다.
현행 선거법상 가장 큰 맹점은 바로 법정 선거비용이다. 법에 책정된 금액은 전혀 현실성이 없어서 입후보자가 지키려고 애를 써도 저절로 위반하게끔 돼있다. 그런데 선거 후 선관위의 선거비용 실사가 매우 의례적이어서 법정 선거비용 초과로 구속되거나 처벌되는 후보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있으나마나 한 조항이 되버 버린 셈이다.
그밖에도 선거법의 문제조항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근래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선거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요쟁점은 국회의원의 정수와 선거연령 논란이다.
입장차가 가장 뚜렷한 것은 국회의원 정수다. 민주당은 비례대표의 확대를 통해 299석으로, 한나라당은 현행 의원 수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선거연령 또한 민주당은 만 18세 이상으로, 한나라당은 만 19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어쨌거나 여야는 서로의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선에서 선거법 협상을 절충할 게 뻔하다.
그래서 선거법은 이현령비현령 외에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름 하여 ‘鹿皮의 曰字’다. 부드러운 사슴가죽에 쓰여진 왈(曰)자는 어디로 늘리느냐에 따라 일(日)자가 되기도 한다는 뜻. 즉, 분명한 원칙없이 휘둘리는 선거법과 매일반이라는 뜻이다.
최준영/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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