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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불제자를 칠부중(七部衆)이라 해 모두 7종류로 분류한다. 우선 정식 승려가 되는 계율인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남자 승려인 비구(比丘)가 있으며 역시 구족계를 받은 여자 승려를 뜻하는 비구니(比丘尼)가 있다. 여기에 재가(在家), 즉 속세에 머물며 구도적 삶을 살아가는 일반신도를 의미하는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가 있는데, 이 역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한다.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 등의 오계(五戒)를 받은 남자 재가신도는 우바새라고 부르며, 여자 재가신도는 우바이로 부르는데 어려운 쓰임새는 인도 고대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계(小戒)를 받은 남자신도는 사미, 소계를 받은 여자신도는 사미니, 6법을 배우는 사미니는 식차마나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를 떼어내 ‘사부대중(四部大衆)’이라 구별해 불제자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들 사부대중이 모여 야단법석(野壇法席)을 연다고 한다. 야외에 강단을 설치하고 불법을 펴는 야단법석은 불교계의 오랜 전통이자 혼란을 바로잡는 정화(淨化)의 장(場)이다. 역사적으로 야단법석은 불교의 페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일반 신도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됐다. 야단법석에 나온 사부대중은 주제에 한정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말하고 논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야단법석은 조계종 스님들의 도박사건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불교계가 일신을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10차례가 열린 예정으로 이번 야단법석을 통해 불교계를 정화시키겠다는 사부대중의 결기가 대단하다.

스님이, 그것도 지도적 위치의 스님들이 룸싸롱에 출입하며 성매수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니 위기감을 느낄만도 하다. 따라서 사부대중뿐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발언권을 주고 일체를 논의한 후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겠다는게 주최측의 의지다. 바라기는 이번 야단법석이 여론의 호된 비판을 비껴가기 위한 술수이거나 조계종의 일부 고위직을 교체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한국 불교계를 오늘에 이르게 한 1947년 ‘봉암사 결사’를 기억한다. 불교계가 사이비들의 온상으로 혹세무민한다는 비난을 받으며 존립의 위기에 몰렸을때, 성철과 청담 등 젊은 스님들이 용맹정진을 통해 청량한 꽃을 피워냈음을. 무소유를 주창한 법정스님이 불교계를 넘어 존경받는 이유는 그의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한 그의 삶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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