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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FTA 체결에 따른 조사료 생산의 필연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시작되면서 국가적인 손익에 대한 해석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FTA 발효는 전체적으로 국가경제에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농업분야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이행시 농어업 생산액이 발효 15년간의 누적 감소액으로 12조6천683억원(연평균 8천4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축산부문이 7조3천억원 정도로 추산돼 전체 예상 피해액의 58%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주로 쇠고기와 돼지고기 분야가 3조원(연평균 2천2억원)으로 축산부문의 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축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영비는 사료 값이다. 번식우는 송아지 한 마리를 출하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 중에서 사료비가 80%(배합사료 50%, 조사료 30%)를 차지하고, 비육우의 경우도 거의 비슷하다. 결국 수입 쇠고기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품질 고급화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 해법을 사료비 절감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생산원가는 낮추되 고급육을 생산해 출하가격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는 반추위를 가진 초식동물로서 생태적으로 재빠르게 대량의 풀을 뜯은 다음 안전한 장소로 가서 다시 섬유소를 서서히 분해시키는 쪽으로 종족 보존을 위해 진화해 왔다. 그러나 우리 축산업은 단위면적당 고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양보다는 사육개념으로 변조됐고, 생산효율이 좋은 배합사료 위주로 급여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이 약 51%이나 사료용을 포함하면 26% 수준으로 낮아지게 돼 사료문제의 해결 없이는 식량 자급을 논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농업환경에서 최대한 가축 먹이를 생산해 사료용 곡물 수입을 줄이는 길만이 곡물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며, 그것이 바로 동계 조사료 생산이라 할 수 있다. 즉, 여름철에는 국민이 먹는 식량을 생산하고, 겨울철에는 사료를 생산하면 곡물자급률을 50%까지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 논 30만㏊에서만 동계 사료작물을 재배하더라도 105만톤의 곡물 생산이 가능하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37만㏊에서 230만톤의 조사료를 생산하게 되면 국내에서 사료용으로 335만톤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의 곡물자급률을 20% 이상 높일 수 있는 수치이다.

또 우리나라의 농업환경에서 목초와 초지를 활용한 조사료 공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단위면적당 곡물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배합사료를 대체하면서 곡류가 포함된 식량작물을 이용해 사료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목초가 아닌 식량작물을 총체사료로 이용하면 곡실을 포함한 식물체 전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섬유소와 탄수화물이 골고루 혼합된 균형식이 되며, 이에 따른 급여 효과는 이미 국내외에서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 기술로 개발된 사료용 옥수수, 사료용 벼, 청보리, 귀리, 트리티케일, 호밀, 총체밀 등의 신품종과 다수확 안정 재배기술을 토대로 식량과 사료 생산의 중요성을 동일시하는 대승적 차원의 위상 정립이 필요한 시기이며, FTA를 이기는 해법이 그 안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은 이루어질 것이다. 한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현재 과잉된 사육두수를 적정하게 유지해 소 값을 안정시키고, 조사료 위주의 급여와 우수 브랜드 육성을 통한 고품질 쇠고기 생산체계로 탈바꿈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우리만의 인프라를 구축해 FTA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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