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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예지 ‘계간 한국시학’을 키워라

경기도 수원에서 발행되는 문학잡지가 있다. ㈔한국경기시인협회가 모체인 ‘계간 한국시학’이다. 한국경기시인협회라는 명칭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분들도 있겠다. 경기시인협회면 그만이지 앞에다가 ‘한국’은 왜 붙이냐는 것이다. 허나 회원들의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모든 것이 서울집중적인 우리나라 풍토에서 경기도문인들이 자주독립 선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중앙’이라는 말은 서울을 지칭한다. 그런데 왜 서울만 중앙인가?

사실은 서울도 ‘서울지방’이라고 해야 옳다. 경기도나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가 지방인 것처럼. 중앙이라는 말은 종속관계를 전제하고 있다. 경기도는 서울의 변방이 아니다.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은 이 지역이 중심이다. 중앙인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의 경우,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웃을 얘기지만 그 자존심은 알아줘야 한다. 그리고 사실 맞는 말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경기시인협회’라는 명칭은 당연하다.

계간 한국시학은 현재 22호를 발간했다. 이 문학잡지가 대단한 것은 나랏돈을 받지 않고 오로지 회원들의 회비와 알음알음 지인들의 광고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한국 시문학의 새로운 전개’라는 구호를 걸고 있는데 한국문단에서도 우수한 문예지라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우리나라에는 우후죽순처럼 많은 문예지가 있다. 독자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운영상의 애로를 겪는다. 사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편법으로 많은 사람들을 등단시키고 그들에게 잡지다량 구입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문예지에 한정된 얘기다.

그러나 수원에서 발행되는 한국시학은 다르다. 역량 있는 시인들의 작품을 게재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우수한 신인들을 배출시킨다. ‘문밖의 일들은 잡문(雜文)에 불과하므로/아침의 창문을 열기 전/난 저녁의 방문을 닫는다/그러나 저 창문은/우주로 통하는 내 유일한 길이므로/저 창문을 통해/돌아가신 어머님 안부를 묻고/저 창문을 통해/은하수 건너 다른 행성들의 시인에게 편지를 쓰고/저 하늘을 통해/하늘의 길을 감히 엿보았으며...(하략)’ 지난해 이 잡지의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김상길 시인의 작품이다. 운영상의 어려움에도 이 잡지가 유지되는 이유를 이런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바라건대 경기도나 수원시에서도 이러 우수한 문예지에 적극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이것이 지역을 ‘문화적 중앙’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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