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로 불거진 ‘종북논란’ 화살이 민주당으로 향하는 형국이다. 민주통합당 임수경(44) 비례대표 의원이 탈북 대학생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탈북 대학생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내용이다.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도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등의 험한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란 신분을 앞세워 벌써 일반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듯한 언행을 보이고 있다. 대단한 권력을 손에 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미 트위터를 통해 임 의원을 ‘림수경’으로 지칭하며 “원조 특A급 종북주사파는 이미 민주당에 뿌리내렸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민주통합당은 임 의원의 발언 등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4일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에 대한 폭언 파문과 관련해 “임 의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해명에 대해 당이 믿는 만큼 당으로서 조치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비대위원장으로서 그의 사과, 반성 발언에 신뢰를 보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의원은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삭제당한 탈북 대학생이 ‘북한에선 이렇게 하면 바로 총살’이라고 농담한 것에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하고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북자는 변절자’라는 발언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와선 안 될 말이다. 하태경 의원이 “탈북자들이 왜 변절자인지, 또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임 의원에게 사과를 다시 촉구한 이유다.
임 의원은 1989년 6월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참가해 40여 일간 북한에 머물렀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5개월을 복역했다. ‘통일의 꽃’이란 별명도 그때 얻었다. 2000년엔 386 국회의원들의 광주 단란주점 술판을 인터넷에 폭로하면서 운동권 인사들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들의 속셈이 무엇인지 여러 의문이 든다. 임 의원과 민주통합당은 ‘탈북자들이 왜 변절자인지’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