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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버핏과의 점심

워런 에드워드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1930년생이니까 83세의 노인이다. 하지만 그는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며 세계경제의 투자흐름을 좌지우지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인 ‘버크셔 헤서웨이’라는 지주회사를 운영하는데, ‘버크셔 헤서웨이’는 주당 가격이 10만달러가 넘는 황제주임을 자랑한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버핏이 여타 주식 사냥꾼들과 달리 존경을 받는 것은 그의 철저한 ‘가치(價値) 투자’의 원칙 때문이다. 선행과 기부로 유명한 조시 소로스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헤지펀드를 움직이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버핏의 가치투자는 우량기업의 주식을 수십년간 보유하고, 헤지펀드나 정크펀드 등이 꺼려하는 굴뚝사업에 대한 투자로 나타난다. 하지만 버핏은 과거 50년간의 투자를 통해 연평균 30% 가량의 수익률로 ‘역사상 최고의 투자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버핏은 지구촌에서 선두를 다투는 부자이면서도 고향인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주로 거주하며 소탈하게 살고 있다. 기타보다 작은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시골 할아버지같은 풍모의 버핏은 그 흔한 경호원이나 운전사없이 10년이 넘은 중고차를 손수 끌고 다닌다. 집은 60여년 전에 구입한 3만여 달러짜리이며, 12달러짜리 이발소와 20달러짜리 스테이크집을 주로 이용한다. 이같이 자신과 자식에게는 엄한 버핏이지만 이미 자기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를 ‘돈을 가장 값어치 있게 쓰는’ 친구 빌게이츠의 재단에 기부했다.

버핏이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존경받는 것은 검소한 생활태도와 기부의식과 함께 ‘부자로서의 책임’을 지려는 단단한 소신 때문이다. 세계의 많은 부자들이 세금을 피하려 국적으로 이리저리 옮기고 정부를 상대로 절세전쟁을 펼치는 요즘 버핏은 세금을 더내겠다며 싸우고 있다. 버핏은 상속세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넘어 “상속세 폐지야말로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버핏이 2000년 이후 매년 해오는 행사가 있다. 자신과 뉴욕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할 권리를 경매에 붙이는 것이다. 올해는 ‘버핏과의 점심’이 345만6천789달러(40억5천800여만원)이라는 사상 최고가에 낙찰됐다. 경매수익은 모두 빈민과 노숙인 구호단체에 기부된다.

버핏은 자신과 점심을 나눌 권리를 팔아 불우한 이웃을 돕고 자신의 투자철학과 인생관 등을 사회에 유산으로 남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정계, 재계, 학계 등의 존경받는 원로들이 나서 이같은 행사를 이어가면 어떨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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