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0 (일)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사설]양다리 걸친 서울대병원 유치전

서울대 새 병원 유치전이 볼썽 사나운 집안싸움 모양새다. 오산시와 시흥시가 ‘서울대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협약을 맺고, 서울대는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팔장낀 채 주판알을 튕기며 저울질하기에 바쁘다. 차려진 밥상 앞에서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서울대 측과 ‘제발 와달라’고 애걸복걸하며 매달리는 양 지방자치단체의 ‘나홀로 구애’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정작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없어 보인다.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말이다. 물론 첫 출발은 그럴싸해 보였다. 국내 최고의 의료진과 최고의 명성, 최고의 기대효과를 거둘 것이란 점에서는 수긍한다. 자치단체 입장에서도 ‘서울대병원 유치’라는 이유 하나로 의료복지와 도시브랜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고작은 기여를 할 것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덤으로 ‘정치용 훈장’을 챙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오산시는 일찍부터 지난 2008년 5월 서울대병원과 치과대학병원 등 ‘(가칭)오산종합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년 짜리 유효기간의 병원을 설립할 뜻이 있다는 의향서다. 그런데 덜컥 병원부지를 매입하면서 516억원의 보상비까지 지급했다. 덕분에 감사원 감사에서 장기간 혈세를 사장시켰다고 옐로카드를 받았다. 의향서 기한을 1년 연장했지만, 결국 본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올해 1월말 경기도와 오산시,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다시 종합병원 설립MOU를 체결했다. 이번엔 ‘국가재난 전문병원’이다. 외상후 스트레스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트라우마센터와 국가 재난 때 환자를 수용하는 국가재난 전담병원으로 구성된다. 최근 상영중인 TV드라마 ‘골든 타임’이 떠오르는 무대다. 일명 ‘석해균 프로젝트’의 주역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의 중증 외상환자를 위한 곳이라고 하겠다.

시흥시도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조성사업을 모티브로 뛰어들었다. 지난달 군자배곧 신도시에 500병상 규모의 병원과 치과병원을 갖춘 메디컬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서울대캠퍼스 타운화’를 꿈꾸고 있다. 2010년 MOU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12월 기본협약, 이젠 공동협의체도 운영하면서 한발한발 속도를 내고 있다.

어쨌든 서울대측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받아낼건 다 받아내고 손을 내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양다리 걸치고 저울질하면서 치과병원에서 국가재난병원까지 오락가락 하는게 영 찜찜하다. 시흥시에서 오산시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재벌의 횡포, 기득권자의 점잖치 못한 향기가 진하게 풍겨난다.

 









COVER STORY